‘공주전’ 이어 연세대 ‘아낌없이 주는 근혜’도 화제 “무당님 위해 모두 물에 빠뜨려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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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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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세대학교 대나무숲 소셜미디어 캡처
사진=연세대학교 대나무숲 소셜미디어 캡처
연세대학교 대나무 숲에 게재된 풍자 글 ‘공주전’이 화제가 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를 풍자하는 또 다른 게시글 ‘아낌없이 주는 근혜’도 덩달아 관심 받고 있다.

소셜미디어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지난달 27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관련 풍자 글 ‘공주전’에 이어, 30일 ‘아낌없이 주는 근혜’가 게재됐다.

‘아낌없이 주는 근혜’도 ‘공주전’처럼 소설 형식으로 작성된 풍자 글이다.

‘공주전’에서 무당 최 씨가 공주 연설문을 빨간 펜으로 고치는 내용이 나왔다면, ‘아낌없이 주는 근혜’에선 ‘세월호’를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세대 대나무숲 소셜미디어 관리자는 “여기 인용된 말들은 모두 본인의 실제 발언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 이하 <아낌없이 주는 근혜> 전문 ▼

옛날에 근혜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리고 근혜에게는 사랑하는 무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무당은 근혜에게 와서 국고 속의 돈을 한 푼 두 푼 주워 모았습니다.
그러고는 그 돈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 헬조선의 왕자 노릇을 했습니다.
무당은 근혜 등을 타고 올라가서는 정부 뒤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그리고 연설문도 고치고 했습니다.
근혜와 순실은 때로는 숨바꼭질도 했지요.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순실은 근혜 그늘에서 아몰랑을 시전하기도 했습니다.
근혜는 무당을 무척 사랑했고, 근혜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갔습니다.
그리고 무당은 먼 나라로 떠났습니다. 그래서 근혜는 홀로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당이 근혜를 찾아갔을 때 근혜가 말했습니다.
“무당님, 그... 여객선이 침몰하는 일이 생겼는데 어서 제게 와서 우주의 원리를 설명해 주는 그런 구국의 결단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 주는 것이 나라와 저에게 있어서도 참으로 감복스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긴 지금 밤인걸. 너무 늦은 시간이야. 게다가 나한테는 딸도 있어.”
“무당님, 그러면 무당님의 자제분, 그러니까 딸 분에게 압력을 가해서 조금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하는 게 이 나라와 저를 위해서 좋은 결단, 그러니까 구국의 결단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그래서 저는 무당님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난 15년간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누었던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그리하여 무당은 근혜 위로 올라가서 딸을 입학시키고는 가 버렸습니다.
그래도 근혜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무당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서 근혜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당이 돌아왔습니다. 무당은 근혜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근혜가 말했습니다.
“무당님은 목욕탕입니다. 무당님을 위해 모두 물에 빠뜨려 놓고 그 중에서 필요한 것을 무당님이 가져가시다 보면 어느새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들 삶도 풍족해지는 것이고,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 가계부채 문제도 자연히 해소돼 풀려나가는 것 아니겠는가 생각을 합니다.”
그리하여 무당은 기업에게 돈을 걷어서 자기 재단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무당은 떠났습니다.
그래도 근혜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무당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뉴스 보도가 나간 뒤에 무당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무당님이 오신 것을 보면 다 그런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이제 무당님이 싸드를 설치하셨으니 국가를 위해 탄핵을 다하면 된다는 얘기죠?”
“싸드는 탄핵을 막을 수 없어.” 무당이 말했습니다.
“무당님, 죄송합니다.” 근혜가 말했습니다.
“무언가 당신께 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제게 남은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고 무당님의 말씀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제가 잘 알겠습니다.”
“이제 내게 필요한 건 별로 없어. 증거만 없애 줬으면 좋겠어. 난 몹시 피곤해.” 무당이 말했습니다.
“아,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어려움도 있고 그렇지만 사람은 그런 것을 극복해 나가는 열정이 어디에서 생기느냐면 이런 보람 ‘나라가, 무당님이 발전해 나가는 한 걸음을 내딛었구나’ 그런데서 어떤 일이 있어도 참 기쁘게 힘을 갖고 나아가는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혜는 안간힘을 다해 검찰 수사를 거부했습니다.
근혜는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래서 근혜는 행복했습니다.

*여기 인용된 말들은 모두 본인의 실제 발언에서 따왔습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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