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발 모두 1000km 날아가… 北, 노동미사일까지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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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노동미사일 동해로 발사]한중 정상 만난 날 무력시위

북한이 5일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중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겨냥한 무력시위이자 북한 정권수립기념일(9월 9일)용 축포로 보인다.


○ 3발 모두 안정적 비행 후 동일 지점 낙하

북한이 노동 3발을 발사 지점(황해북도 황주)에서 1000km가량 떨어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까지 날려 보낸 시간은 낮 12시 14분경.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정상회담을 끝낸 지 불과 3시간쯤 지난 뒤였다. 군 관계자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이 발사 지점에서 장시간 대기한 것도 한중정상회담이 끝나기를 기다린 정황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4∼6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등이 논의되는 데 대한 반발 성격도 짙다. 북한이 이날 거의 동시에 쏴 올린 노동 3발은 250km 고도로 1000km가량을 날아가는 등 성공적인 발사였다. 평양에서 서남쪽으로 1000km가량 떨어진 항저우에서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모인 가운데 사거리를 1000km가량으로 맞춰 미사일을 발사해 역내 긴장 고조와 이목 집중 효과를 노린 것도 눈길을 끈다.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위반이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 행위로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 무수단, SLBM 이어 노동까지 진화 가속화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한꺼번에 3발의 노동 발사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라며 “3발 모두 비행 궤적과 낙하 지점이 비슷해 발사 안정성과 정밀도에 큰 진전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6월 무수단 중거리미사일(IRBM),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이어 노동미사일의 동시다발적 발사까지 성공한 것이어서 ‘핵 운반 수단의 다종·다양화’ 목표를 북한이 달성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 당국자는 “육상과 해상에서 한국은 물론 주일미군 기지와 괌 기지까지 핵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북한 핵 야욕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 일본, 대북 미사일 방어망 강화할 듯

일본은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북한 미사일이 자국의 EEZ에 낙하하자 주중 북한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강력히 항의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 “정보 수집 및 선박 등의 안전 확인, 예측 불가한 사태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자국의 EEZ와 방공식별구역을 겨냥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맞서 일본은 미사일방어(MD)망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과 육상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 외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도입해 ‘대북 3중 요격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도쿄=장원재 특파원
#노동미사일#북도발#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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