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우방 이란, 핵무기 반대 언급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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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이란 수교후 첫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은 2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1962년 한국과 이란이 수교한 이래 처음으로 양국 정상회담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동 최대 시장을 두드리는 동시에 ‘이란 핵 협상 모델’을 북핵 해법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 북한 우방국인 이란과 ‘핵무기’ 협의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의 면담에서 ‘북핵’을 거론해 이란의 우방국인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과 북한은 대외 경제의존도, 통치 체제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이란도 자발적으로 국제사회로 나온 게 아니라 강력한 압박 때문에 핵을 포기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일 이란 국영 ‘이란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핵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일이고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정권의 유지를 위해 핵개발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고, 여러 차례 핵실험을 했으며, 핵 보유를 헌법에 명기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이란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북핵과 이란핵이 다르다는 이란의 태도도 존중했다.

이란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핵실험 도발에 대한 원칙적 반대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오랜 우방국인 이란이 한국과 ‘핵무기’를 언급한다면 그 자체가 의미 있다는 설명이다.

○ 한국-이란 ‘공통 가치’ ‘잔류 기업’ 등 언급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당시 1964년 무하마드 리자 팔레비 국왕이, 1978년 박 전 대통령이 각각 정상회담을 타진했지만 불발된 적이 있다.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이 북한과 가까워지고 2006년부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작되면서 이란은 먼 나라가 됐다.

새로운 양국 관계를 만들기 위해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역사적 정서적 친근감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란은 서구적 가치에는 거부감을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의 유교적 가치와는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한 외교 당국자는 “이란과 한국은 전통적으로 노인을 공경하고 가족 중심 가치를 갖고 있어 유사성이 많다”며 “한국 드라마인 ‘대장금’ ‘주몽’ 등 사극이 인기 있는 이유도 이런 가치에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란 국립박물관을 방문해 신라와 교류했던 ‘찬란한 페르시아 문명’을 언급할 예정이다. 이 당국자는 “단지 경제 이익을 도모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2006년 국제사회 제재 이후에도 남아 있던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LG상사 등 14개 기업도 양국 간 관계 개선의 고리로 활용한다. 이들 기업은 주재원 1, 2명만 남기면서도 현장을 지켜 왔다. 1988년 이라크 공습으로 근로자가 사망했는데도 철수하지 않았던 대림산업은 이번에 고속철도 및 댐 공사(약 70억 달러)를 수주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테헤란=장택동 기자
#이란#박근혜#핵무기#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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