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과학자 1000명 뽑아 8000억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정부 ‘기초과학 노벨상 계획’… “2025년 세계1등 기술 10개 창출”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20, 30대 젊은 과학자 1000명을 뽑아 10년간 8000억 원을 연구비로 지원하는 ‘넥스트 디케이드-100(Next-decade-100)’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염한웅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7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기초과학 발전방안’을 보고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30대 안팎의 과학자를 해마다 100명씩 선발해 1인당 평균 8억 원을 5년에 걸쳐 지원한다. 선발된 과학자는 연구 주제별로 1년 차 연구실 구축비로 2억∼5억 원을 받고 2년 차 이후 1억∼2억 원 등 5년간 연구비를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 “노벨상 수상자 20,30대에 성과… 우린 자리잡기 바빠” ▼

年100명씩 선발 5년간 8억씩 지원

朴대통령 “기초연구-소재기술 언제 어디서 대박 터질지 몰라”


염 단장은 “미국 하버드대나 중국 칭화대는 갓 부임한 젊은 부교수에게 연구 지원금으로 15억∼20억 원을 지원하는 반면 국내 대학은 많아야 2억 원 정도여서 경쟁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의 배경에는 일본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을 잇달아 수상하면서 국내 기초과학 연구개발(R&D) 전략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과학계의 지적이 작용했다. 특히 ‘넥스트 디케이드-100’은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연구가 20, 30대 젊은 나이에 이룬 성과가 대부분인 데 반해 국내에서는 이 시기 열악한 연구비 지원 시스템 등으로 자리 잡기에 바빠 본격적인 연구는 40대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에서 나왔다.

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은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고자 하는데 연구 정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창의력이 왕성한 신진 과학자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창의적 기초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 평가와 선정절차를 밟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의 기초연구 예산의 비중 또한 2015년 21.7%에서 2017년 30%로 늘어난다. 연구자 평가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됐다. 연구자의 과거 과제 및 성과실적 등을 종합 반영하는 새로운 평가체계와 함께 상위 10% 학술지 편집자 등이 참여하는 해외평가, 집단 토론평가, 1시간 이상의 집중평가 등이 제안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나노과학기술, 생물의료공학, 고체물리 분야, 환경공학 등 국내 연구자가 수월성을 가지는 분야는 해외 석학과의 연계 연구를 적극 지원해 연구자 수준을 높이고, 유행에 따르는 연구 대신 평생 한 분야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돕는 ‘한 우물 파기 연구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분야별 학회 등을 통해 세부분야를 정하고 장기적·소규모 연구에 대해서도 5∼10년간 3000만∼5000만 원을 꾸준히 지원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 대박이 터질지 모르는 기초연구와 소재기술 분야의 특성을 감안해 정부는 꾸준히 한 분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부는 또 기초연구 패러다임을 선진국 추격형에서 세계 선도형으로 전환하고 2025년까지 세계 톱클래스 연구자 1000명, 기초연구를 통한 세계 1등 기술 10개 창출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넥스트디케이드-100#next-decade-100#노벨상#과학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