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核재처리 영원히 막진 않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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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아인혼 前특보 본사 방문… 타결 앞둔 한미원자력협정 설명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왼쪽)가 1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일보 사옥을 방문해 창업자인 인촌 김성수 선생 초상화 앞에서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왼쪽)가 1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일보 사옥을 방문해 창업자인 인촌 김성수 선생 초상화 앞에서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수주 안에 타결될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은 (농축·재처리 허가 등) 핵심 쟁점에 대해 당장은 ‘불가’지만 ‘영원히 절대 불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아인혼 전 특보는 “이번 원자력협정은 한미 간 100% 타협의 결과”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13년까지 국무부에서 한국과의 원자력 협상팀을 이끌었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농축 및 재처리를 허가해야 한다는 한국 내 ‘핵주권파’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농축과 재처리를 당장 허가할 수는 없지만 기존 협정과 차별되는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 (과거 협정에서 41년으로 돼 있던 협정의) 유효기간도 짧아졌다. 한미 고위급 상시 논의 체계에서 기술 발전 등 미래 변화상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한미가 공동 연구하는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문제는 어떻게 정리됐나.

“파이로프로세싱과 관련해 당장은 안 된다는 것이지 영원히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공동연구를 통해 추후 결정할 사안이다. 그 대신 파이로프로세싱의 초기 단계인 ‘전해환원’ 기술을 국내에서 가동하는 것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만으로도 폐기 물질의 방사성과 분량을 줄일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 때문에 재처리·농축 문제에 소극적인가.

“그렇지 않다. 미국은 당장 (한국에) 재처리를 허용하면 다른 나라들과의 추가 협상에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엔 중·단기적 문제(사용 후 핵연료 중간저장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것이다. 건식저장(dry cask storage) 방식에 대한 환경적 우려가 있지만 수조 속에 보관하는 습식저장보다 훨씬 안전하다. 또한 자체적인 우라늄 농축보다는 수요자가 ‘갑’인 국제시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하지만 일본은 농축·재처리에 대한 포괄적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나.

“미국이 1988년 허가했을 때 일본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농축 및 재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그 이후 핵확산 우려 때문에 미국이 더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갖게 됐다. 다만 한국은 신뢰하는 동맹국인 만큼 공동 협의를 거쳐 관련 문제를 추후에 결정해 나가자는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닌가.

“북한은 비확산이나 대화 의지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비공식 접촉을 계속해야 한다. 그럴 준비가 (미국은) 돼 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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