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 2015년내 방미 ‘워싱턴 외교 삼국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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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시아 4개국 정상 초청 공식발표

재선 임기를 2년 남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동아시아 3국 지도자를 워싱턴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3국 정상과의 ‘주고받기’를 통해 말만 무성하다는 비판에 직면한 ‘아시아 재균형(rebalance)’ 정책을 활성화하고 정권의 외교적 업적으로 각인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 시간) 워싱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을 설명하면서 아베 총리, 시 주석, 박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순으로 아시아 정상 네 명의 초청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외교소식통들은 아시아 4국 정상에 대해서만 방미 초청 사실을 발표한 것 자체가 아시아를 향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내년은 미국 대선의 해여서 오바마 대통령의 정국 주도권이 사실상 올해 마무리된다”며 “워싱턴도 아시아 국가들도 모두 올해 양자 정상회담을 하길 원하고 있어 서로 마음이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7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박 대통령의 연내 방미 계획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현재의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 국제정세에 비추어 금년 중 박 대통령의 방미가 매우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하다는 데 양국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박 대통령의 방미 시기와 방문 형식, 의제 등에 대해 깊이 있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방미 시기는 올해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방문 형식은 공식 방문 또는 공식 실무방문 등이 거론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동맹 강화와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북한의 무기 개발과 확산에 따른 심각한 위험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으로부터 가장 받기를 기대하는 선물꾸러미는 농산물 수입관세 인하 등 일본의 양보를 전제로 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일 정상이 일본에서 만났을 때도 TPP 타결을 일본에 강하게 촉구했다.

미국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TPP 타결을 요구하면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집단자위권 관련 후속 법률 개정 지지 등 안보 측면에서 일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측은 초청의 격을 높여 달라고 미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이를 들어주는 대신 과거사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태도 변화를 요구할지도 관심사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이 민감한 이슈를 부각하기보다 양국 관계 관리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놓고 러시아와 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러시아를 편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갈등보다는 협력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한중일 정상회담#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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