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軍 기술협력 6조 황금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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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원격제어 등 산업 활용… 10년간 3300개 일자리창출 전망

무게는 철의 4분의 1이지만 강도는 10배 뛰어난 탄소섬유는 자동차와 항공 등 다양한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미래의 신소재’다. 한국은 이 기술의 후발주자였지만 민간기업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단계부터 힘을 모은 민군 기술협력 덕분에 짧은 시간에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세계시장 규모가 2012년 30조 원에서 2025년 7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이다.

민군 기술협력의 이 같은 결과물이 새로운 안보 및 경제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ADD와 중소기업이 공동 개발한 적외선 영상기술은 K-1 전차 등에 실전 응용된다.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운 밤이나 악천후에도 표적을 찾아낸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곳을 3차원 영상으로 보여주는 ‘원격 실재감’ 기술도 활용가치가 높다. 사람이 직접 보지 못하는 곳에 보낸 로봇으로부터 전달받은 영상을 활용해 목표물을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농업제초로봇에 활용하면 원격농업이 가능하다. 앞으로 농촌 인구의 고령화와 인력난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평가된다.

방위사업청은 16일 국방기술 민간 이전 건수는 2013년에 전년 대비 160% 증가했고 올해 10월 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늘어났다고 밝혔다. 경제적 효과는 향후 10년간 매출 6조2700억 원 이상, 일자리 3300개 이상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방기술의 민간 이전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액은 1100여억 원으로 전망된다.

방사청은 민군 기술협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올 1월 ADD에 민군협력진흥원을 신설하고 기술 이전 전담조직인 국방기술사업단 등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에 만든 온라인 ‘국방기술거래장터’에선 민간이 군 기술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3000여 건의 국방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방기술의 민간 이전은 단순한 기술 전달이 아닌 상용화 지원”이라며 “기술 상담을 위한 국방기술도우미 제도, 중소기업의 상용화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국방기술 인큐베이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2월 민군기술협력사업 촉진법이 개정되면서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11개 부처가 민군 기술 협업에 참여하게 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참여 부처들은 연구개발(R&D) 예산의 0.2%를 민군협력사업에 투자해야 하지만 관련 예산 편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미래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탄소섬유#원격제어#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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