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첫 국민경제자문회의]43년전 박정희 특보단처럼… 4050 전문가 대거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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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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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자문위원 위촉된 30명은
朴대통령, 각계 추천받아 직접 인선… 현정택 부의장 등 미래硏 출신 9명
교수 중엔 서강대 4명… 가장 많아… 김창준 前 美하원의원도 포함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0년부터 정치 문화 교육 경제 사회 등 분야별로 특보단을 운영했다. 김정렴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의 회고록과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 따르면 특별보좌관은 각자가 위원회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자유롭게 전문가들을 만나 정부 정책을 평가받고 아이디어를 얻어 이를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역할을 했다.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위촉장을 준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 30명에게 부여된 역할은 43년 전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이 운영했던 특보의 역할과 흡사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에게 “정부 정책과 중장기적인 경제 정책 방향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일이 가장 큰 역할”이라며 “현장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고 잘못 알려진 정책이 있으면 이를 제대로 알리고 바로잡아 주는, 국민과 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김 비서실장에게 특보 인선을 지시하며 “가급적이면 기성의 대가(大家)보다는 한창 연구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젊은 교수를 찾아보라”고 말했다. 당시 미국 하버드대 박사 출신의 38세 함병춘 연세대 교수를 국제정치특보로 임명한 게 단적인 예다. 박 대통령도 이날 40대인 최원식 매킨지 한국사무소 대표(45)와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44)를 각각 창조경제분과위원장과 민생경제분과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40대와 50대 초반의 젊은 전문가들을 대거 임명했다. 조원동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해당 분야 ‘베스트’를 모시려고 노력했다”며 “이 회의는 경제원로회의가 아니기 때문에 나이가 너무 많은 분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러 경제 관련 자문기구를 다 폐지하고 유일하게 운영하는 경제 자문기구인 만큼 박 대통령은 여러 곳의 추천을 받아 직접 위원들을 인선했다고 한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된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다.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낸 거시경제 전문가다.

민간위원 30명에 학계와 언론계뿐 아니라 매킨지, 베인앤컴퍼니, 롤랜드버거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한국사무소 대표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눈에 띈다. 글로벌 트렌드 자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KDI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 등 국책연구소 연구위원들도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인선 때마다 거론됐던 정갑영 연세대 총장과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정경아카데미 이사장도 위원으로 위촉됐다.

현 부의장을 비롯해 김대호 손양훈 안상훈 교수 등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 9명으로 3분의 1가량 차지했다. 현대원 김경환 박영석 조윤제 등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교수가 4명으로 특정 대학 출신으론 가장 많다.

위원들이 현 정부에서 경제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전체회의는 분기마다 한 번씩 열리지만 박 대통령은 이들의 보고서를 읽고 수시로 연락해 경제 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전문가들과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 창구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도 당시 비정기적으로 저녁에 특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막걸리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박근혜#국민경제자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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