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 추가제재 당장은 안해”… 유엔조치 따르며 대화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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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에 동참요청은 안해” 한미 불협화음 관측 일축
“개성공단 제재대상 아니다” 관계개선 물꼬 활용할 듯
北도발 안하면 5월지원 검토

정부 핵심 관계자는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단계에서 대북 추가 제재를 당장 시행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날 북한 돈줄을 차단하는 대북 금융 제재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코언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이 한국 정부 핵심 당국자들을 잇달아 만나 북한 및 이란 제재 방안을 논의한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한국 정부로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되 미국의 대북 추가 양자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문제에는 신중히 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로 읽힌다.

이날 코언 차관과 외교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면담에서도 조선무역은행 제재를 포함해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협의하자는 의견은 오갔으나 한국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동참한다는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논의 내용에 대해 ”(제재에 대한 한국의) 협조가 아니라 (양국 간) 협의였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독자 제재를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외교부 측은 “미국이 제재 동참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며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다는 기조에 한미가 넓은 공감대를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 선박 검색 등 정부 나름의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북한이 도발하지 않으면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할 정책을 펼 계획이 있기 때문에 관련 동향을 보면서 (제재의 실행 시기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제재도 북한에 큰 압박이고 미국 중국 등도 추가 제재를 하고 있다”며 “한국의 대북 추가 제재는 결정되더라도 실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북 양자 제재는 서두를 이유도 없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봐가며 전략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앞으로 북한이 일정 기간 이상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남북대화 재개 희망의 제스처로 그만큼 한국의 대북 추가 제재 조치도 미루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런 전략적 구상과 관련해 ‘개성공단 역할론’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안보리 대북제재와 상관이 없고, 한국 정부의 제재 대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사 미국이 개성공단 제재를 요청하더라도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 전후로 북한이 긴장 국면을 완화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악화된 남북관계의 연착륙 방안으로 유일하게 남북 간 열려 있는 개성공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의 적절한 시기로 춘궁기를 맞는 5월을 검토하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그때까지 도발이 안 일어나면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언 차관은 이날 한국을 떠나 중국에 도착하는 것으로 2박 3일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대북#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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