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자 대선 필승 플랜]박근혜, 안정권 1300만표 향해… “격의없는 소통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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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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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의 확장성’이 문제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4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는 강력한 대선주자이지만 ‘표의 확장성’을 놓고는 논란이 많다.

4·11총선(투표율 54.2%) 때 새누리당이 얻은 정당 득표수는 912만 표. 통상 대선 투표율은 총선 투표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전문가들은 대선 투표율이 65%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권자 수를 4020만여 명으로 볼 때 2600만 명 이상이 투표할 것이라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올 대선이 양자구도가 될지 다자구도가 될지, 군소 후보가 몇 명이 나오고 얼마나 표를 잠식할지에 따라 다르지만 1300만 표 정도를 획득해야 당선권에 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실상 맞대결 구도로 치러진 2002년 노무현 후보는 1201만 표, 3자 구도였던 2007년 이명박 후보는 1149만 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권자 수가 매해 늘어 1200만 표로도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위원장이 2013년 2월 청와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총선 때보다 400만 표를 더 끌어와야 한다는 얘기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박근혜 진영에 떨어진 ‘제1특명’은 바로 표의 확장성을 늘리라는 것이다.

○ 수도권, 40대가 ‘배틀 필드’

박 전 위원장 측 한 인사는 집권 프로젝트의 하나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때 활용하는 배틀 필드를 언급했다. 오바마 캠프는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 미국 전국 지도와 인구 계층 통계표를 펼쳐놓고 텃밭지역과 포기지역을 뺀 배틀 필드를 가급적 상세히 쪼개 설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배틀 필드에서 이기기 위해 모든 후보 일정과 메시지, 정책을 맞춘다는 것. 예를 들어 인천지역에서 맞벌이 부모의 관심 소홀로 아이가 안전사고를 당하는 현안이 발생할 경우 후보가 직접 인천을 방문해 30대를 겨냥한 보육 정책을 발표하면서 인천지역의 관련 지역 공약도 함께 발표하는 ‘선제적 맞춤형’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

박 전 위원장 측이 공략해야 할 ‘배틀 필드’는 지역으로는 수도권과 중부권(충청-강원 포함), 연령별로는 30대 후반∼40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면서도 총선 때보다 더 투표장에 많이 나올 계층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 50대 이상의 지지 기반 위에 서 있는 박 전 위원장에게 ‘중도’를 잡기 위한 전략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야권 결집을 막아라

새누리당은 2002년 이회창 후보(1144만 표)와 이명박 후보(1149만 표)의 득표수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상대 후보인 노무현 후보(1201만 표)와 정동영 후보(617만 표)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한 친박 핵심 인사는 “대선 승리의 키는 야권 진영이 결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우리가 먼저 야권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와 경제민주화 등 진보진영 이슈를 선점했던 기조를 이어나가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 산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을 캠프에 합류시킨 것도 이런 기류의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다만 국가관이나 안보관 측면에서는 소신을 내세워 확실히 보수층인 ‘집토끼’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 예비내각 발표 검토

원칙, 신뢰라는 박 전 위원장의 긍정적 이미지 이면에는 불통, 과거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있다. 한 핵심 참모는 “남은 170일 동안 박 전 위원장의 이미지를 억지로 바꿀 수는 없다”며 “본선 때 젊고 소통지향적인 미래형 인물을 영입해 취약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이 최근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가 부각되자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친박 진영 일각에서는 ‘섀도 캐비닛’(예비내각)을 발표하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야권이 9월 민주통합당 후보 선출에 이어 10∼11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과 2차 단일화 이벤트로 관심을 끌 때 박 전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주요 내각 수장을 미리 국민에게 선보여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보여주자는 것.

박 전 위원장은 2008년부터 비공개로 접촉한 수많은 인재 풀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룰 논란 국면에서 공개 활동을 자제해 온 박 전 위원장은 요즘도 각계의 전문가들과 모임을 가지며 정책, 공약을 다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전문가 그룹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측근은 “하루에 일대일로 대여섯 명의 각계 인사들을 별도로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캠프 이번 주 출범

참모들은 박 전 위원장을 아무런 사전 조율 없이 무조건 시민과 맞닥뜨리는 일정을 많이 만든다는 복안을 세웠다. 불통 이미지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 한 측근은 “박 전 위원장은 20, 30대 심지어 중학생과 갑자기 만나도 2시간 정도는 아무 격의 없이 신나게 수다를 떨 수 있다”며 “앞으로 일정 형태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 문을 열 계획이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이번 주 안에 현역 의원들이 포함된 공식 캠프를 발족할 계획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박근혜#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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