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언론, 포털 이어 증권사 HTS로 영역 넓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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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주식투자에 큰 영향… 허위 테마주 정보도 퍼뜨려

지난달 한 인터넷 매체 기자가 허위 기사를 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기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한 뒤 확인되지 않은 호재성 풍문을 보도해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를 부추겼다. 그는 투자자들이 기사를 보고 이 회사에 투자해 주가가 오르자마자 자신이 산 주식을 되팔아 1억7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매체는 몇몇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투자 관련 뉴스를 공급하고 있었다.

국내 중대형 증권사들이 운영하는 HTS가 뉴미디어 스나이퍼들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TS는 안방에서 온라인으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한 시스템으로, 국내 중대형 증권사 30여 곳이 자체 HTS를 운영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투자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증권 전문 매체들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많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거나 팔기 전에 HTS 뉴스 검색 창에서 해당 종목 뉴스를 검색하기 때문에 HTS를 통해 공급되는 뉴스는 실제 기업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인터넷 주식정보 포털 사이트 팍스넷에는 종종 “HTS 뉴스 창에 올라온 호재성 정보를 믿고 주식을 샀는데 이튿날 주가가 폭락했다”는 하소연이 올라오기도 한다. 부정확한 기사가 많다는 얘기다.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쓰거나 악의적으로 쓴 기사뿐만 아니라 기사처럼 보이는 광고성 정보 ‘인포머셜’(인포메이션과 커머셜의 합성어)도 문제다. 주식 투자 관련 정보를 기사처럼 제공하는 유사 투자자문업자나 기업들이 HTS에 뉴스를 공급하는 인터넷 언론을 통해 광고성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다. 이들을 언론사와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대행업체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시 테마주를 집중 단속하면서 각 증권사에 유사 투자자문업자가 만들어낸 광고성 정보를 HTS로 제공하는 것을 자체적으로 걸러내라고 권고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HTS의 신뢰도는 증권사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언론사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 광고성 기사는 걸러내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사이비 언론#스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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