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2]새누리 “발전할 힘 가진 일꾼” vs 민주 “서민 외면한 정권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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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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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당 지역구 후보 440명 선거공보물 첫장 전수 분석

1인2표 투표체험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 등산로 앞에서 투표 체험장을 설치해 유권자들의 총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등산객들은 2장의 투표용지(1장은 후보자, 1장은 지지 정당)를 받아 투표 체험을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인2표 투표체험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 등산로 앞에서 투표 체험장을 설치해 유권자들의 총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등산객들은 2장의 투표용지(1장은 후보자, 1장은 지지 정당)를 받아 투표 체험을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발전·미래 vs 서민·심판.’

동아일보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지역구 후보가 선거공보물에 쓴 단어를 전수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은 ‘일꾼’ ‘발전’ ‘힘’을, 민주통합당은 ‘서민’ ‘사람’ ‘정권’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려진 지역구 후보 새누리당 230명과 민주통합당 210명의 선고공보물 첫 장에 언급된 단어를 집계해 조사했다. 선거공보물이 올라 있지 않은 후보 3명은 제외했다. 선거공보물은 후보자의 간판으로 공약뿐만 아니라 각 당의 선거 전략을 엿볼 수 있는 핵심적인 자료다.

각 당의 선거공보물에는 전통적 지지층에 대한 호소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새누리당은 ‘발전’(35회) ‘힘’(32회) ‘경제’(13회)를 자주 사용했다.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서울 강남을)는 ‘경제영토를 넓혀 대한민국을 키우겠습니다’라고 썼다. 보수의 대표적 키워드인 ‘발전’ ‘경제’ 등을 내세워 보수층에 미래를 기약하자는 이미지를 심어 주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서민’(30회) ‘사람’(29회)을 많이 사용했다. 이는 민주통합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서민층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통합당 이미경 후보(서울 은평갑)는 ‘서민의 삶과 중산층의 꿈을 지켜주세요’라고 썼다.

정권을 지키려는 여당과 빼앗으려는 야당의 목소리도 공보물에 사용한 단어에 반영돼 있었다. 새누리당은 ‘전문가’(13회) ‘미래’(13회) ‘약속’(11회)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경제적 성장과 발전에 계속 무게를 두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선택’(21회) ‘심판’(19회) ‘시민’(19회) ‘MB’(16회) 등을 썼다. 민주통합당 유대운 후보(서울 강북을)가 쓴 ‘심판! 이명박 정권 선택! 서민중심정치’가 대표적이다. 새누리당이 자신만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은 경쟁 정당을 공격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한 셈이다. 민주통합당은 이처럼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또 ‘삶’(12회) ‘바람’(12회) 같은 단어를 사용한 감성적 접근도 시도했다.

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민주통합당은 살림살이가 힘들고 팍팍한 서민층을 겨냥해 감성적 단어로 공감을 끌어내고 현 정권을 비판한 반면 새누리당은 여당의 장점인 안정과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고 분석했다.

전통적 가치인 ‘일꾼’ ‘희망’ 등은 양당이 고루 사용한 데 비해 주요 화두로 꼽혔던 ‘복지’는 새누리당 1회, 민주통합당 3회에 불과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60년대 선거부터 후보들은 자신이 일 잘하는 사람임을 강조했고 희망이란 단어를 자주 입에 올렸다”며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대립 구도가 조성된 선거 국면에서 복지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반대 여론을 부를 가능성이 커 양당 모두 이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4·11총선#새누리당#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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