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 “젊을수록 전쟁 잘 일으켜… 北, 올해 매우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金국방 “김정은 내부도전 꺾으려 대남위협… 전군 긴장해야”
“北이 문제삼는 인천 군부대 대적관 구호, 아직도 붙어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사진)은 15일 북한의 도발 위협과 관련해 “젊은 최고지도자가 들어서 권력안착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내부 문제를 잠재우려 외부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라며 “금년은 매우 위험한 시기인 만큼 전군이 긴장하고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언론인 초청 정책설명회에서 “북한이 최근 우리 군부대 내무반에 붙은 대적관 구호를 빌미 삼아 온갖 비방과 성토전을 벌이고 도발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최근 인천의 한 부대가 김정일 김정은 사진과 함께 ‘때려잡자, 쳐 죽이자’는 구호를 붙인 데 대해 연일 대남 위협을 쏟아내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의 군이나 당에 전부 최고지도자의 아버지뻘, 할아버지뻘이 포진해 있는데, 신구 세력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고 누구누구의 추종세력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분파의 도전을 빨리 잡아야겠기에 그런 (대남) 위협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력자의 속성상 자기가 얼마나 센지 시험해보고 싶어 하고 젊을수록 전쟁도 잘 일으킨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문제 삼는 대북 전투구호에 대해 “아직도 붙어있다. 내가 떼라 마라 할 필요가 없다. 대적관을 확고히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지휘관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연평도 도발은 개전(開戰), 선전포고나 다름없어 ‘못 참겠다’는 생각에 그런 구호가 퍼져나간 것”이라며 “다만 밖에는 노출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장관은 “올해 3월은 잔인한 달이다. (천안함 폭침 2년인) 26일은 추모도 하면서 북한이 또 도발하면 반드시 복수하는 응징의 날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하면 내가 결심할 일 없이 대대장, 연대장, 사단장이 곧바로 대응하도록 시스템이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15일에도 대남 군사적 대응을 위협하며 긴장고조 분위기를 이어갔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12시 방송예고’를 한 뒤 김정은의 육해공 합동훈련 참관 소식을 보도했다. 이어 7시간에 걸쳐 김정일의 일대기와 그의 사망 이후 장례 행사를 담은 기록영화를 내보냈다. 통상 오후 5시부터 방송을 내보내는 북한이 비정규 방송까지 편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방송예고’는 그동안 대외적으로 주목을 끌기 위한 수단이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9일 ‘특별방송’을 예고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채널A 영상]北 조선중앙TV의 ‘김정일 사망’ 특별방송

북한의 반발을 부른 인천 한 군부대의 대적관 구호. 헤럴드경제 제공
북한의 반발을 부른 인천 한 군부대의 대적관 구호. 헤럴드경제 제공
김정은의 합동훈련 참관에는 이영호 총참모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는 물론이고 당과 국가기구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훈련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육해공 동시 무력시위 형태로 진행됐다. 김정은은 “원수들이 움쩍하기만 한다면 복수의 총대로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려야 한다”며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인 군력(軍力) 강화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TV는 보도했다. 김정은은 1월 2일 첫 대외활동으로 근위서울류경수105탱크사단을 방문했으며 군부대 시찰, 훈련 참관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3일에는 판문점도 다녀갔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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