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세계 경제 성장률 밑돈 盧정부… 금융위기 딛고 앞지른 MB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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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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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前정권 성장률 4.3%-現정권 3.1%… 盧정부가 더 성공적”이라는데

민주통합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19일 ‘MB정부 역주행 4년 평가’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 재임 4년 평균 성장률은 3.1% 증가에 그친 반면 노무현 정부의 5년 평균 성장률은 4.3%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재임기간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이 이명박 정부 때보다 높았던 만큼 노무현 정부가 경제 분야에서 더 성공한 정권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당시 대외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성장률 하나만으로 ‘경제 치적’을 비교하는 것은 균형을 상실한 평가가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경제는 시차를 두고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고,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같은 국가의 성장률은 글로벌 경제상황 등 대외교역 환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골디락스’ 끝물 누린 노무현 정부

노무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은 김대중 정부 시절의 과도한 신용 및 통화량 팽창이 ‘신용카드 대란사태’로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던 때다. 2002년 7.2%였던 성장률은 2003년 2.8%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글로벌 경제가 안정 궤도에 올라서면서 2004년 4.6%, 2005년 4.0%, 2006년 5.2%, 2007년 5.1%의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세계경제는 2003년 3.6%, 2004년 4.9%, 2005년 4.6%, 2006년 5.3%, 2007년 5.4%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물가상승 없이 성장이 지속되는 ‘골디락스’의 시대였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점화될 때까지 전례 없는 장기호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재임기간 5년 동안 한 번도 세계경제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연간 평균으로도 4.3% 성장하는 데 그쳐 같은 기간 평균 4.8% 성장한 세계경제에 뒤처졌다. 한국경제가 성장속도에서 세계경제보다 뒤떨어진 것은 1960년대 초 박정희 정부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명박 정부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사실상 이명박 정부 출범과 시기를 같이했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2008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전년 5.4%의 절반 수준인 2.8%로 곤두박질쳤고, 한국의 성장률도 2.3%로 급락했다. 2009년엔 금융위기가 선진국 소비를 크게 위축시켜 세계경제는 마이너스 성장(―0.7%)을 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거품을 줄여온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성장률은 1998년(―5.7%) 이후 최저치인 0.3%로 내려앉았다.

이듬해인 2010년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며 경기부양에 나서자 세계경제는 5.1% 성장했고 한국은 6.2%로 더 앞서갔다. 그러나 유럽발 재정위기가 번지면서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4.0%로 둔화됐고, 한국경제는 소비심리 위축, 건설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3.6%로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 4년 중 2년간(2009∼2010년)은 한국이 세계경제 성장률을 앞섰다. 연간 평균으로도 한국이 3.1%로 세계경제(2.8%)보다 0.3%포인트 높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이 3.5% 성장해, 세계경제 성장률(3.3%)을 약간 앞설 것으로 예측했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성장률만 놓고 정권의 경제성적을 낸다면 연평균 10%씩 성장한 전두환 대통령이 최고일 것”이라며 “모든 경제정책을 다 잘했다고 평가할 순 없지만 선진국이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빠르게 위기에서 탈출한 현 정부의 경제 관리능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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