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4> 투자하듯 투표… 15일 ‘총선 증시’ 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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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2012]<4> 투자하듯 투표… 15일 ‘총선 증시’ 개장
엉터리 공약엔 매도주문 클릭… 주가 보면 판세 보인다

# 새누리당 주식을 잔뜩 사들인 A 씨는 조간신문을 보고 “아차” 싶었다.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 중 상당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했다는 정치면 머리기사 때문이다. 이날 새누리당의 주가는 하한가를 쳤다.

# 민주통합당 주식만 갖고 있던 B 씨는 ‘가치투자’의 신봉자. 주변에선 주식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지만 듣지 않았다. 결국 선거 막판에 민주통합당 관련 악재가 터졌고 B 씨의 수익률은 뚝 떨어졌다.

이는 동아일보가 올해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맞아 선보일 선거 주식시장에서 벌어질 가상 시나리오 중 일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한경동 교수팀과 함께 마련하는 ‘2012 선거 주식시장’은 흥미로운 선거 예측기법 중 하나다.

[채널A 영상] 2012 선거의 해…채널A-동아일보의 ‘5대 공약’

선거 주식시장은 회원으로 가입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에 해당하는 가상의 사이버머니를 지급하고, 투자자들은 자신의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거나 파는 식으로 활동한다.

주식 종목은 총선에선 각 정당이고, 대선에선 각 후보. 가령 4월 총선에서 특정 정당이 엉터리 포퓰리즘 공약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아 지지율이 하락할 것으로 판단되면 갖고 있던 그 당의 주식을 내다 팔면 된다. 반대의 경우에는 사들인다. 선거 당일 폐장되는 이 시장은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더해 각 종목의 최종 주가를 산출한다. 최종 주가는 총선의 경우 각 당이 얻을 의석수로 환산되고, 대선에선 각 후보의 득표율로 계산된다.

선거 주식시장은 자신의 돈을 걸고 하는 만큼 투자 행위의 책임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한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아이오와대 연구팀이 1988년 대선에서 선거 주식시장을 처음 도입했으며 1992년 대선에선 실제 결과와 0.1%포인트의 오차를 기록할 정도로 정교함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2012년 미 대선에서도 아이오와대는 본선은 물론이고 공화당 후보 경선 주식시장을 가동하고 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의 ‘작전세력’처럼 선거 주식시장에서도 어떤 세력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띄우거나 가라앉히기 위해 움직일 순 있지만 전체 시장 질서를 교란하지는 못한다. 가령 특정 세력이 특정 종목을 높은 가격에 매입해 주가를 높인다면 동시에 다른 다수의 거래자가 매수함으로써 적정 가격으로 조정된다는 것. 그럼에도 있을 수 있는 작전세력의 활동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다. 예컨대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 인위적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것은 시스템으로 차단한다. 동아일보는 4월 총선에 대비해 1차로 거래자 1000여 명을 시장에 참여시켜 이달 중순 총선 주식시장을 연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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