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길’ 친노3인방, 낙동강 공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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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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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산서 총선출마 선언

내년 4·11 총선을 앞두고 낙동강 주변 서(西)부산권의 민주통합당 후보자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낙동강 전투’의 신호탄이 올랐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친노(친노무현)그룹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등이 ‘서부산권 상륙작전’의 선봉에 섰다. 여권으로서는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총선 참패→부산·경남권 지각 변동→대선 패배’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문 이사장과 문 대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26일 부산 출마 합동 기자회견을 연다. 오전에는 부산시의회에서, 오후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세몰이에 나선다. 부산을 흔들어 그 바람을 수도권으로 북상시키겠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이 선택한 지역구는 모두 낙동강 주변. 문 이사장은 사상, 문 대표는 북-강서을, 김 전 장관은 부산진을에서의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 민주통합 “西부산 교두보 삼아 바람몰이” ▼

한나라 “친노성지 김해 잡아 기선제압”


문 이사장은 당초 본가가 있는 영도구나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연제구에 출마를 검토했으나 논의 끝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상을 택했다. 문 이사장 측은 “‘낙동강 벨트’의 한복판에서 ‘야권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에 연고가 없는 문 대표가 출전하는 북-강서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0년 16대 총선에서 출마했다가 근소한 차로 낙선한 곳이다. 노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에 도전한다는 상징성이 크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문 이사장과 연합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지역이다. 여기에 지난해 부산시장 선거에서 44.6%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 전 장관은 ‘민주당 바람’을 부산 동쪽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들을 중심으로 낙동강 전선에는 친노 인사들이 대거 포진할 예정이다. 북-강서갑에는 전재수 전 대통령제2부속실장이, 사하갑에는 최인호 전 대통령국내언론비서관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영춘 전 최고위원은 이미 10월 부산 한복판인 부산진갑에 민주통합당의 깃발을 꽂겠다고 선언한 뒤 바닥을 훑고 있고, 유일한 부산 현역의원인 조경태 의원은 사하을에서 3선에 도전한다.

한나라당은 ‘투 트랙 전략’으로 수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영토 수호’와 ‘인재 영입’이 그것이다. 우선 노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친노의 성지(聖地)인 경남 김해를 1차 승부처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바로 위인 김해에서 ‘노풍(盧風)’을 차단하면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기가 한결 수월하기 때문이다.

올해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긴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은 일찌감치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고 오로지 지역구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노 전 대통령의 직계인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과 일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김해갑은 한나라당 김정권 전 사무총장이 3선을 노리고 있다.

김해가 1차 승부처라면 친노의 ‘상징’격인 문 이사장이 출마하는 부산 사상은 2차 승부처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권철현 전 주일대사 등이 뛰고 있다. 장 의원은 최근 트위터에서 “사상구가 정치인들의 놀이터가 돼선 안 된다. (문 이사장이) 출마하려면 대선 출마를 포기하라”며 문 이사장을 압박했다.

사하갑과 사하을은 대표적 친이(친이명박)계 인사인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경윤호 전 경기도 대변인이 각각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야권이 핵심 인사들을 부산에 집중 투입하는 만큼 한나라당도 참신한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맞불을 놓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부산이 한나라당발 ‘물갈이 공천’의 대표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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