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공서 공중급유 첫 훈련

  • Array
  • 입력 2011년 9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전투기 비행시간 2배 늘려… 독도-이어도까지 작전 가능


공군은 16∼30일 미국 공군의 협조를 얻어 한국 상공에서 사상 첫 공중급유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계기로 군 안팎에선 한국 공군 전투기 중 90%가 독도와 이어도 상공에서 아예 작전이 불가능하거나 작전시간이 30분 안팎에 불과해 급유능력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훈련은 한국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 조종사 16명이 서해 상공에서 일본 가데나 미군기지에서 출격한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낮과 밤에 급유를 받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KC-135 1대에는 12만 L의 연료를 실을 수 있다. 연료주입용 호스인 ‘붐’을 통해 전투기 1대에 연료를 가득 채우는 데 2, 3분이면 충분하다.

한국 조종사들이 훈련교관으로 동승한 미 공군 조종사들과 함께 급유비행을 끝내면 6개월 기한의 공중급유 자격을 얻게 된다. 2005년 F-15K 도입 과정에서 일부 조종사가 미국으로 가서 급유훈련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 상공에서 급유훈련이 실시되기는 처음이다.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게 되면 전투기의 작전반경과 비행시간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전투기 1대로 2대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훈련에서 보듯 공중급유기가 없는 한국 공군은 급유 임무를 미 공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 공군에 독자적 급유능력이 없다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군에 따르면 한국의 주력 전투기 4종이 미사일 장착 등 완전무장 상태로 독도와 이어도 상공으로 날아가 주변 해역에서 작전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0분에서 최장 80분에 그쳤다.

공군, 우리 영공에서 첫 공중급유 훈련 공군 F-15K 전투기가 16일 서해 상공에서 미군 공중급유기 KC-135로부터 연료를 제공받고 있다. 한국 영공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공중급유 훈련이다. 위쪽은 다음 급유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또 다른 F-15K 전투기. 미 공군의 협조를 받아 실시되는 이번 공중급유 훈련은 30일까지 이어진다. 공군 제공
공군, 우리 영공에서 첫 공중급유 훈련 공군 F-15K 전투기가 16일 서해 상공에서 미군 공중급유기 KC-135로부터 연료를 제공받고 있다. 한국 영공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공중급유 훈련이다. 위쪽은 다음 급유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또 다른 F-15K 전투기. 미 공군의 협조를 받아 실시되는 이번 공중급유 훈련은 30일까지 이어진다. 공군 제공
F-5는 이어도와 독도에서의 작전이 아예 불가능했고, F-4는 독도에서 3분 20초, 이어도에서 1분 20초만 작전이 가능하다. KF-16도 독도에서 32분, 이어도에서 23분 작전이 가능하다. 최신예 F-15K는 독도에서 80분, 이어도에서 64분 작전이 가능하다. F-15K는 전체 전투기의 10%가량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 항공자위대는 2003년 주일미군과 본토 영공에서 첫 공중급유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북한의 군사 위협을 주된 이유로 공중급유기 도입을 결정했다. 이후 2008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미국 보잉의 KC-767J 급유기 4대를 도입해 배치했다.

일본 항공자위대 조종사들은 연료 걱정 없이 크게 늘어난 작전반경에서 전천후 임무 수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외에도 이스라엘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 29개국에서 공중급유기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의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은 18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군 당국은 1994년부터 국방중기계획에 공중급유기 사업을 추진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 계속 늦춰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국방개혁 2020’에 따라 2015년까지 도입하려던 계획도 현 정부 들어 다시 연기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동영상=미 공군 KC-135, 한국 공군 F-15K에 첫 공중급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