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굶주려도 반란 안 하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8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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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굶주림과 고통을 주면서도 독재체제를 그토록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도시와 농촌, 동부와 서부지역으로 나눠 통치하는 철저한 사회통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8일 `권리를 빼앗고 통치하는 북한(deprive and rul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식량 위기 현황을 전하면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굶주리면서도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배경을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은 형편없는 농업 생산성과 높은 국제 곡물가격, 최근 수년간 북한의 대남도발에 따른 외부 식량 지원 차단 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북한은 또한 과거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외화를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핵무기프로그램 포기 약속을 이용했으나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평양은 지배계층이 특전을 누리고 막강한 보안기관의 보호를 받으면서 살고있지만 여타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정권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51개 사회범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들 그룹 가운데 하위 29개는 정권에 적대적이거나 양면적인 하층계급으로 주로 시골에 거주하고 있다.

북한 정권은 올해 추석에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방식으로 식습관을 간소화하라고 시달했지만 일부 특권층은 쇠고기, 돼지고기, 거위고기, 칠면조고기 등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어떻게 그러고도 온전할 수 있을까?"라면서 "북한은 명백한 경제관리 실패로 인해 비틀거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풀이했다.

이 잡지는 "북한의 도시화 비율은 25%까지 낮게 추산할 수 있다"면서 "농민 3명이 도시 거주자 1명을 부양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북한의 식량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농촌 거주자들은 자급 농경으로 근근이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북한에는 일제 식민통치 시절 철도체계가 그대로 남아있는데 철도가 몰려있는 서부지역은 동부에 비해 인구분포가 높고 식량배급 사정도 좋은 편이다.

이 잡지는 "북한은 외부 세계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해왔을 뿐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자활하도록 내팽개쳐진 최하층 계급을 주로 동부에 고립시켜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 최하층 계급의 고립은 국가의 부담을 줄여주고 이들이 정권에 조직적으로 도전하는 세력으로 성장할 확률을 감소시킨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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