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 2,3월 경제 고통지수 盧정부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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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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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실업에 주름살… 2008년 위기때와 같은 수준

올 들어 한국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인 고통의 체감 수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맞먹으면서 10년 만에 최고점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경제적 고통의 체감도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악화됐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늘어나는 실업으로 삶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한국 국민의 고통지수(Misery Index)를 산출한 결과, 올 2월과 3월 고통지수는 각각 9.0으로 ‘닷컴 버블’ 붕괴로 벤처기업이 파산하고 실업자가 급증한 2001년 3월(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구촌을 덮치기 직전인 2008년 7월(9.0)과도 같은 수준이다.

고통지수는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경제학자였던 아서 오쿤이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삶의 질을 계량화하기 위해 고안한 경제지표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한다. 예를 들어 올 2월 고통지수 9.0은 해당 월 소비자물가상승률 4.5%, 실업률 4.5%를 더한 것이다. 고통지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15.6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고통지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국민의 경제생활 체감도를 측정할 때 중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고통지수는 올 5월 12.7로 1983년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상태에 빠진 미국 경제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2008년 2월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올 5월까지 월평균 고통지수는 7.1로, 노무현 정부 시절 고통지수(평균 6.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통지수가 9.0 이상에 이른 시점만도 2008년 7월, 2011년 2월과 3월 등 세 차례나 됐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소비자물가가 계속 오르고 경기회복 둔화로 실업률이 쉽게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남은 집권 기간에 정책 대응을 제대로 못할 경우 김대중 정부 시절 고통지수(8.3)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7점대로 비교적 안정적이던 고통지수가 올 들어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개월 연속 4%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또 실업률도 2월과 3월에 각각 4.5%, 4.3%로 3%대였던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태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통지수는 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단순명료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널리 활용되는데, 지수로만 보면 우리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못지않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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