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여권’ 긴급 릴레이 인터뷰]<3>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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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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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정치 바빠 국민과 不通 책임질 사람 다 全大나와야”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사진)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선택을 받으면 받는 대로, 선택을 받지 못하면 못하는 대로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는 말에선 비장함이 묻어났다. 다음 달에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의원연찬회가 열린 2일 오전 그를 만났다. 인터뷰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정 전 대표의 정책연구소인 ‘해밀을 찾는 소망’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해밀’은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뜻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4·27 재·보궐선거에서 왜 참패했다고 보나.

“우리는 젊은 세대와 정치적 연대감은 물론이고 문화적 연대감도 약하다. 이들과 대화하려면 이들의 언어를 알아야 하는데 언어 자체를 모른다. 그러니 그들이 우리에게 우호적일 리가 있겠느냐.”

―한나라당은 왜 젊은 세대와 소통하지 못하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말 바쁘다. 국민을 상대로 정치하느라 바빠야 하는데 당내정치를 하느라 바쁘니까 얘기가 안 된다. 집안싸움 소식이 끊이지 않으니 밖에 나가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친이(친이명박)계 주류 핵심들이 책임지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분들도 책임을 느낄 것이다. 문제는 당직자 중에도 당 대표보다 청와대와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당 대표를 맡은 2009년 재·보선 때는 나조차 공천내용을 신문보고 알았을 정도다.”

―한나라당의 쇄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패배주의에 빠지면 한나라당을 지지해준 사람들은 뭐가 되겠느냐. 반성할 것은 반성하되 한나라당이 우리나라를 이만큼 끌어왔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이명박 정부를 평가한다면….

“이명박 정부가 가장 잘못한 것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이다.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의 특징은 큰 사업을 하면 국민을 찬반으로 갈라놓는다는 것이다. 특히 찬성은 누적이 안 되는데 반대는 누적이 된다.”

―반대가 누적된다는 게 무슨 뜻인가.

“한 사업에 90%가 찬성하고 10%가 반대하면 100% 찬성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사업을 10개 하면 반대하는 10%씩이 누적돼 큰 정치세력이 된다. 나라에 꼭 필요한 사업일수록 반대세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야당의 의견을 들어줘야 한다. 차근차근 시간을 갖고 해나갈 때 국민은 되레 정권을 연장해야 할 이유를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정 전 대표가)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는 규정을 폐지하자고 주장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현행 당헌당규는 새로 선출될 당 대표만 내년 대선에 못 나가게 하는 게 아니다. 최고위원들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까지 7명이 모두 대선에 못 나간다. 중심인물 7명을 (대선 출마 때문에 당직에서) 빼버리면 누가 당을 이끌겠느냐.”

―홍준표 최고위원은 대선주자들이 당권을 맡으면 대선 경선이 공정할 수 없다고 한다.

“당 대표가 (대선 경선에서) 손해를 보면 손해를 봤지 이익이 되지 않는다. 만약 그런 프리미엄이 있다면 여당도 여당 프리미엄으로 선거 때마다 이겨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박근혜 역할론’부터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젊은 대표론’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데….

“다 맞는 말이다. 전당대회에서 모두 쏟아내 정리해야 한다. 내가 얘기하는 것은 책임질 사람이 (전당대회에) 다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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