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서 수모’ 北 세계 축구흐름에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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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동규 박사 "선수당 14㎞는 뛰어야…젊은 선수 필요"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해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북한이 세계 축구계의 새로운 흐름에 관심을 쏟고 있다.

4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18위에 머물고 있는 북한 축구대표팀은 작년 열린 월드컵 본선 조별 리그 예선에서 3전 전패로 탈락했으며, 포르투갈과 예선 2차전에서는 0-7로 져 대회 최다점수차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월드컵 본선 리그전 2, 3차전을 이례적으로 생중계까지 했던 북한 당국은 참패 후 대표팀 선수와 감독을 사상비판에 회부하고 김정훈 감독에게 강제노역을 시켰다는 언론 보도까지 잇따랐다. 북한축구협회는 이 같은 보도내용을 공식 부인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는 조동섭으로 감독을 바꾸고 선수도 일부 교체해 조직을 추스른 뒤 참가했지만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1무2패의 성적으로 조 3위에 그쳐 예선 탈락이라는 쓴잔을 들기도 했다.

이 같은 북한 축구 대표팀의 하락세 속에서 조선중앙TV 축구해설자로 활약하는 체육과학원의 리동규 박사는 최근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최근 세계적으로 축구는 전인조직 집단화에 의한 속도경기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젊은 선수를 대거 기용하는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리 박사는 "이번 (2010) 월드컵 참가선수 736명 중 23살 아래인 선수가 123명이고 그 중 99명이 기본(주전)선수로 출전해 팀의 경기승리에 기여했다"며 "2006년 월드컵에서 1, 2등을 했지만 2010년 대회에서는 조별연맹전 단계조차 통과하지 못한 이탈리아, 프랑스 팀에는 23살 아래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축구 전형으로는 2010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이 사용한 '4-2-3-1' 포메이션(대형)을 새로운 추세로 꼽았다.

리 박사는 "2010년 대회에서 4-4-2 대형을 적용한 팀은 11개로 줄고 순위권에 든 3개 팀을 포함해 4-2-3-1 대형을 이용한 팀은 12개로 늘어났으며 올해 아시안컵에서는 본선참가팀 16개 중 10개 팀이 4-2-3-1 대형을 기본으로 적용했다"며 "당분간 많은 팀에서 4-2-3-1 대형을 주로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압박축구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개별 선수에게 많은 활동량이 요구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공격과 방어 이행속도를 높이는 것은 현대 축구경기에서 승리의 열쇠로 중시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 경기당 선수들의 이동거리는 급격히 늘어나 현재 우수한 선수들을 놓고 보면 14㎞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정보에 기초한 감독의 '두뇌전' ▲패스가 우수한 선수의 역할 제고 ▲측면공격 강화로 측면 풀백의 역할 강화 ▲일대일 개인기 강화 ▲프리킥에 의한 득점 감소 ▲먼 거리 무회전 프리킥 개발 등을 눈여겨볼 만한 변화로 꼽았다.

리 박사는 "세계적인 축구기술 발전의 흐름은 축구에서 기본이 빠른 속도와 숙련된 기술, 왕성한 투지와 인내력이고 현대축구가 눈과 머리로 하는 지혜 축구의 시대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생각하는 축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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