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압도적 1위 ‘朴風’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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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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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얼굴)가 동아일보를 비롯한 각종 언론의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로 나타나자 ‘박근혜 대세론’의 허실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차별화된 리더십으로 차기 대선까지 남은 2년 동안 대세론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2002년 대선의 ‘이회창 대세론’처럼 중도에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 “친이계 다 끌어안을 생각”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대선 행보에 들어간 박 전 대표는 3일 대구를 방문해 2박 3일 일정으로 대구시당 및 경북도당 신년교례회와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등 10여 개의 각종 행사를 소화할 예정이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신년에 2박을 하며 한 지역에서 10여 개의 각종 행사를 소화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연초부터 다양한 분야의 정책 구상을 밝히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접촉하는 횟수를 늘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친박(친박근혜)계뿐 아니라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과 여러 차례 식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인사는 2일 “박 전 대표는 근본적으로 친이, 친박을 나눠서 생각하지 않는다. 친이계를 다 끌어안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07년 당내 경선과 2008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친이계와의 ‘앙금’에 얽매이지 않고 화합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친이계 일부는 “당내 다수인 친이계의 협조 없이는 경선 승리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친박 “전 국민적 대세”

친박 진영에선 ‘박근혜 대세론’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2002년 ‘이회창 대세론’과는 차별화된다는 이유에서다.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당내에서 견줄 세력이 없는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현재의 박 전 대표만큼 야당 주자들을 큰 격차로 앞서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또 당시 야권이 제기했던 병풍(兵風) 의혹이 ‘반(反)이회창 정서’를 자극해 ‘이회창 대세론’에 큰 타격을 줬지만, 그 정도의 ‘반박근혜 정서’는 지금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다르다는 것이다. 친박계는 “‘이회창 대세론’이 ‘당내 대세’였다면, ‘박근혜 대세론’은 ‘전 국민적 대세’”라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박근혜 대세론’에 친이계 의원들의 동조까지 더해지면 대세론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1위 독주는 위험?


친박계는 박 전 대표가 앞으로 대선까지 남은 2년 동안 계속 독주할 경우 유권자들에게 식상한 이미지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박 전 대표 진영 내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충성 경쟁’이 발생해 내부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국가미래연구원’이 출범한 뒤 미래연구원에 참여하지 못한 박 전 대표 측 일부 인사는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모였다”고 미래연구원 참여 인사들을 비판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박 전 대표의 핵심 지지계층은 여성, 저학력층, 저소득층, 고연령층, 영남 보수층인데 이는 이회창 대세론의 지지기반과 유사하다”며 “앞으로 박 전 대표가 얼마나 외연을 넓힐 것인지가 과제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현재의 대세론을 위기로 봐야 하며 안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동영상=박근혜 싱크탱크 출범, 대권행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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