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개각]‘언젠가 시킬’ 이주호-신재민 장관 直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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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문화 차관서 장관 곧바로 승진 첫 사례

‘실세 차관에서 실세 장관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8·8 개각’에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과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각각 해당 부처의 장관으로 승진 기용된 것은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두 장관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대선 당선에 직접 기여한 공신으로 ‘실세 차관’으로 불려온 데다 40대 후반∼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16명의 국무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고 개혁 마인드를 갖춘 이들을 장관에 발탁함으로써 집권 중후반기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관료사회에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은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와 더불어 국무위원 중 유일한 40대 장관으로 발탁된 이 내정자와 50대 초반의 신 내정자(52)를 통해 ‘젊은 내각’ 진용을 완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물론 이들 부처의 개혁 작업을 힘 있고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깔려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성향의 시도 교육감들이 다수 당선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각종 교육정책이 삐걱댈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조를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관광 체육 종교 등 다양한 업무를 다루는 문화부의 경우에도 여전히 중앙정부의 개혁 의지가 산하 단체에까지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은 정권 출범 이래 1, 2차관을 지내며 강한 추진력을 보여온 신 내정자가 후임 장관으로 적임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신 내정자는 한 부처에서만 1, 2차관을 차례로 거친 뒤 그대로 장관까지 오르는 기록을 갖게 됐다.

해당 부처의 반응은 미묘하다.

일찍부터 이 차관의 장관 입각설이 제기돼온 교과부는 평온한 분위기다. 이 내정자의 꼼꼼한 성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장관 교체로 인한 정책 혼선이나 인사 혼란이 최소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차관에서 장관으로 직접 올라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장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내각 개편으로 인한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치인 등 여러 인사들의 입각설이 난무했던 문화부는 조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무 추진 과정에서 종종 강한 어투로 해당 부처의 기강을 잡아온 신 내정자가 좀 더 부처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문화부 및 산하 단체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보고 긴장하는 기색도 감지되고 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

△대구(49) △청구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17대 국회의원(비례대표) △한나라당 제5정조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위 간사 △대통령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교과부 제1차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충남 서천(52) △우신고 △서울대 정치학과 △한국일보 워싱턴 특파원·정치부장 △주간조선 편집장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메시지팀장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무·기획 1팀장 △문화부 2차관, 1차관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윤석만 기자 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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