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붕괴로 미군과 접경 대치 원치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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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北감싸기’ 왜?…중화권 전문가 분석

중국 정부는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냉정하고 절제된 대응’을 강조하며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어긋나는 모든 행위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천안함 사건의 책임 소재와 해결책을 추구하기보다는 한반도 안정을 강조하며 결과적으로 ‘북한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런 태도는 나름대로 고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5일 전했다. 이 신문은 “상당수 전문가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 이미 취약한 상태인 북한이 혼란과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어떤 행동을 취하지 못한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중국은 북한이 붕괴돼 미군이 북진해 중국과 접경하는 곳까지 올라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침례대 정치학과 장피에르 카베스탕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에 두 개의 코리아가 있는 것을 선호하며 북한의 붕괴를 우려하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베스탕 교수는 “천안함 사건은 중국에 큰 시험대”라며 “중립만을 추구하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이미지가 하락할 것이며 오히려 국제사회에 동참하는 것이 이미지도 높이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도 키우는 길”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니펑(倪峰) 연구원은 “우리는 천안함 사건을 비극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는 것은 남북한이나 동아시아에도 좋은 일이 아니며 어렵게 얻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만 위태롭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이 같은 견해는 진상을 규명하기보다는 ‘한반도 안정’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으로 중국 정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가 나온 후에도 ‘냉정과 절제’를 강조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한반도에서의 남북 대치 상황은 중국 외교에는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국제사회의 중국에 대한 압력은 높아지고 있으나 중국은 동맹국인 북한을 떼어내는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동영상 = 北어뢰 파편 공개…천안함 침몰 결정적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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