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들, 정상회담 내용 보도…中강조한 ‘소통-개방’ 표현 제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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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간섭 불만인 듯”

북한 매체들이 8일 뒤늦게 북-중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했지만 양국 간 논의 사항인 ‘내정 및 외교문제에 대한 전략적 소통 강화’ ‘개혁·개방 소개’ 등의 내용을 제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베이징(北京) 방문 및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소식을 전했지만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한 북-중 5개 합의사항 중 일부만 전했다. 양국 간 합의인 ‘내정·외교의 전략적 소통’이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언급한 ‘개혁·개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중대한 국제 및 지역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견해 일치를 봤다”고만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싫어하고 금기시하는 단어들을 관영 매체들이 보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북한이 (방중 사실을 7일 보도한 뒤 이보다) 하루 늦게 정상회담 소식을 전한 것도 매우 특이한 일로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방중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을 얻은 게 아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해석이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 자체는 그 이전의 방중 보도에 비해 신속히 보도했다.

내정간섭으로 비칠 수 있는 내용(내정·외교의 전략적 소통)이 북-중 합의에 포함된 것은 중국의 만류에도 2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중국의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원 총리가 북한이 평소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온 단어(개혁·개방)를 거론한 것은 최근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체제 복원 정책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중국 전문가는 “북-중 정상회담에서 ‘내정·외교에 대한 전략적 소통’ 문제가 제기된 것은 북한에 한반도 안정을 저해하는 행동에 신중할 것을 주문하는 중국의 태도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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