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평시 해상 사격구역’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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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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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 선언한 해상분계선 북쪽에… NLL 남쪽 해역도 포함 군사충돌 우려

북한 해군사령부가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 북측 수역을 ‘평시 해상 사격구역’으로 지정했다고 21일 주장했다.

북한 해군사령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 책동에 대응해 우리 해군은 아군 서해상 군사분계선 수역을 우리의 해안 및 섬 포병 구분대(편대 이하의 부대 조직)의 평시 해상 사격구역으로 선포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날 주장한 서해상 군사분계선 수역은 1999년 6월 1차 연평해전 이후 북한군 총참모부 특별보도를 통해 북방한계선(NLL)의 무효화를 주장하며 북측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 또는 ‘인민군 해상 군사통제수역’ 위쪽의 남한 영해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수역은 NLL 이남까지 내려와 있어 북측의 주장대로라면 NLL 이남의 남한 영해가 북한군의 해안포 사격 대상 구역이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남북 간 군사 충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북한 해군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아군(북한군) 해상 사격구역에서 모든 어선들과 기타 함선들은 피해가 없도록 자체 안전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조선 서해에는 불법 무법의 ‘북방한계선’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선포한 해상 군사분계선만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내외에 천명한다”며 NLL 무력화 의도를 다시 드러냈다.

성명은 또 “서해 우리측(북측) 영해에 대한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빈번한 해상 침범 행위는 최근 모험적인 포사격 행위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연평도 주둔 우리 부대의 17일 포 사격 교육훈련을 트집 잡았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17일 “서해상에서 정세를 긴장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했으나 우리 합참은 “통상적인 교육훈련 차원의 포사격”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의 이런 주장은 11월 대청해전 패배 이후 남북관계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북한 내부의 체제 단속과 결속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청해전 이후 드러난 함정 전력의 열세를 해안포 사격으로 만회해 군사적 위협을 가하겠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상존하기 때문에 평화체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해상 군사분계선이 설정되지 않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논리를 선점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해군은 이날 해군본부 대변인 명의의 반박문을 통해 “우리 관할구역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우리 측 함정 및 선박의 안전을 위협하는 억지 주장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NLL은 지난 50여 년간 실질적 해상분계선으로 기능해 왔다. 우리 군은 NLL을 지키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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