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대로 알리기… 관련자료 6만쪽 수집

  • 입력 2009년 9월 24일 0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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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한국의 북한대학원대와 함께 2006년부터 운영하는 ‘북한 국제문서 조사 사업(NKIDP)’ 소개 팸플릿.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한국의 북한대학원대와 함께 2006년부터 운영하는 ‘북한 국제문서 조사 사업(NKIDP)’ 소개 팸플릿. 동아일보 자료 사진
■ 美 우드로윌슨센터 ‘北 국제문서 조사 사업’

미국의 저명한 국제냉전사 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는 2006년부터 한국 북한대학원대와 공동으로 ‘북한 국제문서 조사 사업(NKIDP)’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의 정치체제나 외교관계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드로윌슨센터는 평양에 상주 대사관을 설치했던 옛 공산권 국가들의 외교문서 중 최근 비밀이 해제된 1차 자료를 발굴해 영어로 번역한 뒤 이를 통해 북한의 정책결정 과정과 배경을 연구하고 있다.

북한문서 프로젝트를 이끄는 제임스 퍼슨 박사는 23일 “우드로윌슨센터에는 현재 옛 공산권 국가에서 수집한 자료가 6만 쪽 이상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유학 중 외교정책을 연구하다 북한 근대사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는 퍼슨 박사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북한역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7년부터 우드로윌슨센터에 합류했다. 그는 “올해 동독과 폴란드에서 1만 쪽에 이르는 북한 관련 문서를 수집했다”며 “김일성 주석과 북한 간부들의 대화록 및 북한 내부 자료들은 대북정책 결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이번에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입수한 외교문서 39건은 1971∼72년 남북한의 상황을 기록한 것이다. 내용별로는 △미국과 중국의 데탕트에 대한 남북한의 고민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 △김일성 당시 내각 수상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평양 비밀회담 △7·4남북공동성명 발표 △남한의 10월유신 등에 관한 귀중한 사료들을 포함하고 있다.

문서 39건 중 21건은 당시 동독과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보관하고 있던 문서를 입수해 번역한 것이다. 1971년 6월 10일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루마니아 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김 수상과 대화한 내용처럼 주요 인사들이 직접 만나 나눈 대화록의 형태도 있고, 북한 외교당국이 평양 주재 동유럽 국가 외교관들에게 전달한 정보를 각국 대사관이 본국 등에 보고한 문서도 있다. 북한이 담화문 등의 형태로 전달한 것을 자국어로 번역해 본국에 보고한 문서들도 있다.

나머지 18건은 한국의 문서보관소에서 나온 남북대화 문서들이다. 1972년 5월 4일과 11월 3일 각각 평양에서 진행된 이 부장과 김 수상의 평양 대화록을 비롯해 1971년부터 시작된 남북 적십자회담과 7·4남북공동성명 이후 진행된 남북조절위원회 회의록 등이 포함됐다. 이 내용은 국내에 이미 소개된 것이지만 남북대화 관련 국내 문서가 영어로 번역돼 해외의 북한 연구자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의미가 크다.

우드로윌슨센터는 이 외교문서들을 빠르면 23일(현지 시간) 홈페이지(www.wilsoncenter.org)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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