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 세계안보 위협… 핵보유국 인정 못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1분



다정한 회견이명박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내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관련국들과 함께 강력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워싱턴=안철민 기자
다정한 회견
이명박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내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관련국들과 함께 강력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워싱턴=안철민 기자
■ 양국 정상 일문일답
MB “北 과거전략 이젠 안통해,개성공단 결론 현재론 알수없어”
오바마 “FTA비준 정치적 시점 중요
마차를 말 앞에 세우고 싶지 않아”
로즈가든서 외국정상과 첫 공동회견
李대통령, 오바마 방한 초청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확장된 억지력’을 명문화한 ‘한미동맹 공동비전(The Joint Vision for the ROK-US Alliance)’을 채택한 뒤 백악관 정원인 로즈가든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과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의 행정부가 북한이 장기적으로 핵을 보유할 국가라고 인정하는 게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의 공격위협을 느끼고 있나.
“(오바마) 우리는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불안정한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안보에 심오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으면 안 된다.”
“(이명박)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또한 강력한 한미공조에 따라 전쟁을 억지할 수 있다. 북한은 전쟁에 대한 미련이 있지만 실행에는 옮기지 못할 것이다.”
―북한 핵문제를 풀어 나갈 구상은…. 개성공단 문제는….
“(이명박) 과거의 방식대로 늘 협상하면서 뒤로 빠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북한의 과거 전략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미공조를 통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 우리는 북한이 과거의 방식을 버린 뒤 빨리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개성공단 문제는 지금 북한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북한의 무리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북한을 위해서도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면 개성공단에 대한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현재로서는 대답할 수 없다.”
―북한의 선박을 해상에서 조사하는 것에 관련해 말해 달라. 북한이 오히려 도발하지 않을지….
“(오바마) 그것은 미국만의 정책이 아니라 국제적인 정책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내용에 담긴 것이다. 우리는 협상에 임할 자세가 돼 있다. 그래서 이런 협상을 통해 북한이 이웃국가와 공존하기를 원하고 또 번영하기를 원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올해 안에 제출할 의향이 있는지….
“(오바마)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어떤 국가 간의 통상교섭도 어렵다. 큰 쟁점들을 제거한다면 정치적인 타이밍이라는 문제가 있다. 마차를 말보다 앞세우고 싶지는 않다.”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내 ‘오벌 오피스’에서 50여 분간 단독회담을 갖고 한미동맹과 대북공조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코드’를 맞췄다. 실용과 원칙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두 정상은 특히 북핵이라는 공동의 현안에 대해 손을 맞잡았다.
특히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군사적 긴장 고조→대화 및 보상’이라는 기존 방식을 되풀이해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원칙에 뜻을 같이했다. 두 정상의 공동비전 채택은 한미동맹 역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지난 두 정권에서 다소 삐걱거렸던 한미 관계가 지난해 4월 정상회담에서의 ‘복원’ 과정을 거쳐 정상궤도에 오르게 됐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회담으로 두 정상 간의 신뢰가 한층 공고해졌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방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워싱턴=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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