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제도발때 우리軍 대응 시나리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9분



공대함 미사일 공격엔 F-15K로 공중 격추
경비정 함포-어뢰정엔 ‘윤영하함’ 보복 타격


핵실험에 이어 ‘군사적 타격’을 위협한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무력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국군은 단호하고 확실한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서해 NLL의 무력화를 노리는 북한이 선제적 도발 행위를 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즉각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대응 전술을 마련한 것이다. 이 같은 단호한 대응 의지는 2002년 6월 2차 연평해전 당시 군이 북한의 도발징후를 무시한 데다 교전 중에도 상층부의 눈치를 보며 적극 대응하지 못한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서해상에서 선제 도발로 활용할 수단으로는 △해상의 함정 △공중의 전투기 △육상의 해안포와 단거리미사일 등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어떤 수단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군 당국의 타격 방법과 수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 2차 연평해전 때처럼 북측이 경비정의 함포나 어뢰정의 대함미사일로 NLL 인근 해상에서 아군고속정이나 구축함을 선제 기습할 경우 한국군은 북의 공격과 동시에 ‘직접 타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첨단 사격통제장치를 갖춘 해군 함정들의 함포와 대함미사일, 공군 전투기의 공대함미사일 등으로 즉각적인 보복 타격을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차 연평해전 이후 한국군이 북측 경비정에 맞설 대응전력으로 개발해 지난해 실전 배치한 최신고속정 윤영하함(500t급)은 최대사거리 150km급 대함미사일과 76mm 함포 등을 탑재해 화력 면에서 북측 경비정을 압도한다. 이 고속정의 명칭은 2차 연평해전 당시 북의 기습을 받고 전사한 고속정 정장(艇長)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북한이 전투기의 공대함미사일로 아군 함정을 공격할 경우에도 군 당국은 실시간 직접 타격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와 오산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서해 도서의 장거리 대공레이더가 북한 전역에서 뜨고 내리는 모든 항공기를 정밀 추적하는 한편 북한 전투기의 공격 즉시 NLL 남쪽 상공에서 대기하던 F-15K 전투기가 공대공미사일로 격추하게 된다.
하지만 북한이 해안기지 등에서 해안포와 지대함미사일로 공격할 경우엔 ‘직접 타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국군은 F-15K 전투기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SLAM-ER)과 구축함의 함대지미사일로 북측 기지들을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타격 범위를 북한의 육상기지로 확대할 경우 대규모 국지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보복조치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배치된 장사정포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위협한다면 군 당국은 가용 전력을 총동원해 대(對)포병작전을 실행하겠지만, 이는 자칫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어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고위 관계자는 “2차 연평해전 때도 확전을 우려해 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확실한 응징으로 더는 무력 위협이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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