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다른 ‘투 톱’ 개성 회담 ‘한 배’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정부는 21일 개성공단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자 접촉에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62)과 김영탁 개성공단지원단장(52)을 ‘투 톱’으로 내세웠다. 김 단장은 공식적인 남측의 당국자 대표다. 여기에 형식적으로는 북한 행정기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산하 기관장인 문 위원장이 남측 기업들의 주장을 강하게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 - 보스형에 말솜씨 좋아

김영탁 개성공단지원단장 - 조용한 학자 스타일

두 사람은 통일부 입부 3년 선후배 사이로 과거 경력과 성격 등이 아주 다르다. 문 위원장은 서울대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교 교관을 거쳐 1977년 당시 국토통일원에 들어왔다. 전두환 정부에서 대통령공보비서관(1985년), 김영삼 정부에서 통일원(통일부의 옛 이름) 통일정책실장(1996년)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공직을 떠나 워싱턴 미국평화연구소(USIP) 등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호방한 성격에 말솜씨가 좋아 이명박 정부 초기 통일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 보스 스타일이다.

조용한 학자풍인 김 단장은 경북대 출신으로 행정고시를 거쳐 1980년부터 30년째 통일부에서 일하고 있다. 조명균 전 대통령안보정책비서관, 고경빈 하나원장, 조용남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 등 동기들이 남북대화 일선에 나서는 동안 그는 독일 주재관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파견, 통일교육원 개발지원부장 등 주로 외곽을 돌며 북한을 연구했다. 그는 1997년 저서 ‘독일통일과 동독재건과정’에서 “힘의 우위에 기반을 둔 평화 우선, 교류협력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가 상대해야 할 북한은 어느 분단국보다도 까다롭고 위험한 사회인 만큼 좌로든 우로든 치우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지혜롭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한 배’를 탔다. 문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임명된 후 개성공단 위기의 최전선에서 일하면서도 “개성공단은 남과 북 모두에 가치가 큰 곳”이라고 강조해왔다. 2007년 12월부터 지원단장을 맡아온 김 단장은 지난해 6월 기자들과 만나 “남북 대화가 열리면 공단 직원들의 열차 출퇴근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하는 등 개성공단의 활성화를 기대해왔다.

통일부 직원들은 “김 단장에겐 남북협상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게 약점이지만 현장에서 6개월 이상 북한 인사들과 얼굴을 익힌 문 위원장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선후배의 ‘전략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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