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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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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청문회로 원인 밝히자”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이른바 ‘입법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국회 폭력사태에 대해 “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같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8분여 연설 내내 최근 국회에서 벌어진 정치권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데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의장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정말 앞이 캄캄했다”고 한탄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산업화 못지않은 세계적인 자랑거리였다”면서 “이번 국회 폭력사태는 그런 우리의 자부심에 찬물을 끼얹었을 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폭력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독재에 대항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저항권을 행사했던 시절과 이미 직선제를 통해 다섯 번이나 대통령을 배출하고 선거를 통해 민의를 얼마든지 반영할 길이 열려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분명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에는 희생과 책임이 반드시 따르는 것”이라며 “이번 사안도 그냥 그대로 흘려버리면 정치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무슨 정책을 내놔도 계속 반대만 하는 사람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며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을 ‘MB 악법’이라며 반대해 온 민주당을 겨냥했다.
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회 충돌 사태를 빌미로 야당을 탄압하고 있는 마당에 대통령까지 가세해 참으로 안타깝다”며 “청문회를 통해 근본 원인을 밝히자”고 반박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