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는 여의도 정가… 향후 이슈별 시나리오

  • 입력 2009년 1월 1일 00시 11분


법안전쟁 → 국회마비 후폭풍

원내대표 교체론 거세질 듯

기축년(己丑年) 여의도 정가는 2008년의 잔재를 털어내지 못한 채 새해 첫날을 맞게 됐다.

쟁점 법안에 대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 이에 따른 야당의 장외 투쟁, 장기간 국회 공전 등 각종 악성 시나리오가 예고돼 있다.

‘입법 전쟁’의 후폭풍은 1, 2월 국회를 마비시킬 가능성이 높다. 막판 극적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직권상정 외에는 뚜렷한 타개책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국회를 뛰쳐나가 시민단체 등과 연대하는 장외 투쟁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회 파행의 책임을 거대 여당의 독주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장외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여야 원내 지도부의 조기 개편론도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권상정에 따른 각 당의 이해득실과는 별도로 국회 파행을 막지 못한 데 따른 대국민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장기 파행을 막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도 원내대표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과거에도 여야가 ‘전쟁’을 벌인 뒤에는 냉각기를 갖고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트곤 했다.

원내대표 조기 교체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 당장 각 당이 2기 원내 지도부 구성을 위한 내부 각축전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민주연대’ 등 강경파와 옛 민주계 등 온건파의 노선 투쟁이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정세균 대표가 ‘새로운 진보’를 기치로 내건 ‘뉴 민주당 플랜’을 놓고 온건파가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친이(親李·친이명박)계 4선 중진 의원들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4월 재·보선도 연초 정치권의 풍향계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친이계와 친박(親朴·친박근혜)계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갈등의 단초는 경북 경주 보궐선거에서 친이계 핵심이었던 정종복 전 의원과 박 전 대표의 경선캠프 안보특보였던 정수성 씨 중 누가 공천권을 따느냐다.

여기에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의 국내 복귀가 가시화되면 양측의 대립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친이계 내부의 권력구도 재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개각도 정치 지형에 영향을 주는 변수다.

법무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주요 장관의 교체설이 제기되고 있으며, 부처의 정무기능 강화를 위해 후임자로 여권의 현역 의원이 긴급 수혈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했던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가 1일부터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로 바뀌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선진창조모임은 그동안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한나라당과의 정책 공조를 기반으로 여야의 이견을 조율해 왔다.

하지만 문 대표의 정치적 성향으로 볼 때 앞으로는 민주당 손을 들어줄 소지가 다분하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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