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따라 대외정책 우선순위 어떻게 될까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7분


“누가 집권하든 대미관계엔 긍정적”

북한의 (차기) 후계 체제는 미국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임자 김정일이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 그러나 승계의 유형에 따라서 우선순위에서는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김정남이 핵심 인물로 권력을 승계할 경우 중국에 상대적으로 큰 중요성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1996년부터 도피생활 기간에 중국에 은신한 경험이 있고 장성택 같은 원로 정치인들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는 체제 유지를 위해 중국과의 전통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김정철이 핵심 인물이 될 경우 개혁을 공고화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김정철은 스위스에서 공부했고 서방에 대한 깊은 문화적 이해를 가졌을 것이다.

그는 개혁 과정에서 미국을 포함해 서방세계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 개혁의 주도자인 덩샤오핑이 프랑스에서 공부한 경험의 영향을 받은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002년 한국을 방문했던 장성택에게 핵심적인 권력이 주어질 경우 그는 한국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한국을 통한 대미관계 개선에 주력할 것이다.

누가 집권하든 미국과 ‘긍정적인 기능적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경우 핵, 탈북자, 한반도평화체제 구축, 군축 등 국제사회와의 마찰을 초래한 이슈에 대해서 유연한 방침을 채택할 것이다. 대미관계가 악화된다면 이슈들에 대해 경직된 태도를 가지게 될 것이다.

김정일이 자연사한 뒤 북한에 김정철이 핵심이 되는 지도 체제가 들어서고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개혁세력들이 체제 운영에 더 큰 책임을 지게 될 경우 미국과의 관계가 향상될 것이다.

정리=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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