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9일 2008년도 경제전망과 경제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경제점검회의에 들어서 자리에 앉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올해 경제운용 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하기 위해 “올해 경제전망은…”이라고 하자 노 대통령은 권 부총리의 말을 끊고 “전망을 내가 들으면 뭐 합니까”라며 제동을 걸었다.
권 부총리가 “대외 여건에서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리해 보는 의미도 있고요…”라며 브리핑의 필요성을 설명하려고 하자, 노 대통령은 다시 말을 끊으며 “안 하려니까 사보타주(태업)하는 것 같고, 게으름을 부리는 것 같고…. 하려니까 계속 정책을 안 할 사람이 보고 받으려니까 좀 이상하고 그래요”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공부나 합시다”며 회의에 들어갔다. 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단기적 경기부양책을 사용하면 물가와 경상수지에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일 신년 인사회에서 “경제가 특효 처방만 하면 쑥 크는 것인가”라며 차기 정부의 7% 성장률 목표 달성에 의구심을 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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