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입' 전여옥, 이명박 후보 지지 선언

  • 입력 2007년 7월 12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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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여옥 전 최고위원(가운데)이 12일 서울 여의도 이명박 대선경선후보 캠프에서 지지선언을 한 뒤 이 전 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전여옥 전 최고위원(가운데)이 12일 서울 여의도 이명박 대선경선후보 캠프에서 지지선언을 한 뒤 이 전 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대표적 친박(親朴·친 박근혜)계 인사로 꼽혀왔던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12일 전격적으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와 이 전 시장 캠프 사무실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교체를 위해 저를 제물로 바칠 각오를 했다"면서 "이 전 시장을 돕는 길만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라 확신하고 모든 힘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고통 속에서 우리 국민을 구할 이가 누구인가를 내내 고민했고 결론은 이 전 시장이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국민이 받들고 섬길 대통령이 아니라 나라 일을 당차게 해낼 경험많은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시장은 배고픔에 소리죽여 울어본 사람이고, 없는 설움과 아픔을 고스란히 겪은 사람"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라면 땀흘린 사람들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 전 시장 지지선언 배경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간다면 편할 수도 있었겠지만 5년 뒤 과연 국민이 어떤 평가를 내릴까를 생각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단군 이래 이렇게 많은 검증을 받고 있는 후보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전 의원이 한나라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한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어려운 결단을 했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 박 전 대표 체제하에서 당 대변인을 맡아 이른바 '박(朴)의 입'으로 불렸던 전 의원은 이 전 시장 캠프에서 부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4·25 재보선 참패 직후 지도부 및 양대 대선주자 책임론을 거론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으며, 이후에도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으나 이날 전격적으로 이 전 시장 캠프행을 선언함에 따라 향후 경선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민주계 인사들의 잇단 이 전 시장 캠프 합류에 이어 역시 민주계인 김덕룡(DR) 의원도 조만간 이 전 시장 지지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이 전 시장 캠프에서는 '대세론'이 굳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중진 가운데 유일한 호남 출신으로 이른바 'DR 계보'로 불리는 당협위원장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출장을 다녀온 김 의원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이 전 시장을 직접 만나 최종 결심을 전하고 다음주에 캠프 사무실에서 지지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전 시장측으로부터 영입 제안은 많이 받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최종 결심을 하지는 못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 진영에서는 전여옥 의원과 민주계 인사 등이 잇따라 이 전 시장 지지 선언을 하고 나선 데 대해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내심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캠프 관계자는 "전 의원이 예전부터 박 전 대표를 비판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다. 당 대변인을 하면서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이었는데 정치인이라지만 너무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례대표인) 전 의원은 지역구를 받으려고 이 전 시장 캠프에 들어간 것 아니겠느냐"고 비꼬았다.

한편 2군 사령관을 지냈던 김인종 예비역 대장, 합참의장을 지냈던 김진호 예비역 대장 등 예비역 장성 60여 명도 이날 오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시장 지지를 선언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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