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무기 10개 만들 수준까지 방치 부시 6자회담 틀에 매여 외교 실패”

  • 입력 2007년 7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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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를 거부한 채 6자회담의 틀에 매달린 것은 실패한 외교였다고 잭 프리처드 워싱턴(사진)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5일 주장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부시 행정부 초기까지 대북특사를 지낸 프리처드 소장은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는 6자회담과 같은 다자간 협의가 아니라 양자 외교를 통해 접근해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핵 6자회담의 2·13합의 이후에도 1단계 합의사항조차 진전을 이루지 못하다 뒤늦게 국면 전환을 가져 온 것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주도로 이뤄진 양자 회담의 성과라고 그는 분석했다.

또 그는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차관보가 방북했을때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이 듣는 사람 누구에게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분명히 인정한 것으로 여겨지도록 발언한 것은 북-미 관계에서 새로운 접점을 찾아보려는 시도였다고 해석했다.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명확한 말로 시인하지는 않으면서도 전략적으로 시인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켈리 차관보가 다른 문제를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지 못해 북한이 기대했던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북핵 문제가 악화일로를 걸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8kg 정도로 핵무기 1, 2개를 만들 수준에 불과했지만 미국이 양자회담을 거부하는 동안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정도로 플루토늄 보유량이 늘어났다며 이는 무책임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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