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훈련 어려운 점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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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팀스피리트 연습을 대신해 온 군단급 FTX 훈련이 내년부터 폐지, 축소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훈련에 적합한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기 이천시와 여주군을 중심으로 이 훈련을 치러 왔으나 시가화된 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주민들의 민원, 교통사고 위험 등이 갈수록 크게 증가해 군 훈련이 어렵게 된 것.

이 지역은 남한강을 끼고 있고 산악지형과 개활지 등이 곳곳에 있어 남북 대치상황에 잘 맞는 훈련지역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훈련 참가부대들은 훈련기간 동안 주둔할 장소를 구하는 일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전술적으로 필요한 지점은 이미 개발된 경우가 많아 땅 주인으로부터 사용 허락을 얻는 부지가 우선적으로 주둔지로 결정될 정도였다.

중대, 대대, 연대, 사단, 군단 등 각급 부대는 주둔할 공간을 각자 '알아서' 땅을 빌려야했다.

한 부대장은 "지휘관들이 주둔지 구하기부터 교통안전, 화장실, 소음방지 등 훈련에 직접적이지 않은 요인에 집중하다보니 훈련에도 영향을 준다"며 "주민피해 없이 훈련에만 몰두하려면 대규모 훈련장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밤낮없이 오가는 탱크와 헬기 소음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기 일쑤고 도로 폭보다 넓은 신형 탱크는 중앙선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을 파손하기도 했다.

주민이 불만을 갖는 만큼 군인들의 아쉬움도 컸다.

한 영관 장교는 "엄연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데 필요한 훈련장이 없어 시가화 지역에서 조심조심 훈련하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육군은 경기 파주시와 강원 등지에 대규모 훈련장을 조성하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마부대 통신대대는 땅 주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 모든 차량 밑에 기름 유출 방지용 바가지를 대놓고 있다. 훈련 참가 부대의 의무대는 지역 주민들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실시했고 훈련 뒤에는 하천변에서 대대적인 자연정화활동을 펼쳤다.

여주이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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