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상호방문’ 신뢰의 싹 틔울까

  • 입력 200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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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21일 독일 베를린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과 함께 중동평화 4자회담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북한 핵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될 경우 라이스 장관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연합뉴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21일 독일 베를린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과 함께 중동평화 4자회담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북한 핵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될 경우 라이스 장관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연합뉴스
13일 6자회담 합의 이후 북한과 미국의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위한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22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초대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다음 달 초 뉴욕에서 열리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의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김 부상의 방미에 이어 차기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회의가 북한에서 열릴 경우 힐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상과 힐 차관보의 교차 방문은 북-미 양국의 관계 정상화 논의를 본격화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평북 영변 핵시설 폐쇄를 넘어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신고와 핵 불능화 조치를 취할 경우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등의 북한 방문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미국의 발 빠른 행보는 북한이 2·13합의에 따라 중유 100만 t 상당의 경제적 지원만 받고 핵무기 폐기 단계로의 이행을 미루는 것을 막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북한이 핵 폐기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주장해 온 만큼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정치적 상응 조치를 통해 북한이 2·13합의를 지키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상호 방문에 나서는 것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27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3월 초 미국을 방문한다. 또 잭 크라우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8일 방한하고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은 3월 5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6일 잇달아 서울을 찾을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고위 당국자들의 상호 방문을 통해 6·25전쟁 종전 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이에 따른 한미동맹의 변화 등에 관해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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