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보고서 “북핵문제 최종 해결 통일후에 가능할 것”

  • 입력 2007년 2월 19일 2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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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 등 미국 내 동북아시아 전문가 18명이 16일 '미-일 동맹: 2020년까지의 아시아 전망' 보고서를 냈다.

2000년 발표해 조지 W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의 기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아미티지 보고서'의 개정판에 해당하는 총 33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향후 동북아 정세에 닥칠 격변을 전망하면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반도 관련 = 2020년까지 이뤄질 개연성이 높은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의 전략 균형을 재편할 것이다. 북한의 불안정에 따른 변화는 대량살상무기 통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며, 한국에 너무 큰 부담을 줘 한국의 민주 제도와 경제번영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2020년까지 계속 핵무장을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결국 최종적인 해결은 통일이 이뤄진 뒤에, 마치 옛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 핵문제를 해결하던 방식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다 한반도의 불안정을 더 큰 위협으로 여긴다. 위협에 대한 평가의 측면에서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중국과 같은 줄에 서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 내 개혁 마인드의 386세대와 '민주주의의 성숙 분열 과정(maturation)'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한 한국 내 지지는 줄어들고 있다. 농업과 자동차 부문에서의 이해관계는 한국 정부에 거센 압력을 가하고 있고 그 결과 한국정부는 점점 의욕을 잃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한미 FTA가 무산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것 같은데 만약 그렇게 되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더 나쁘게 될 것이다. 한미 FTA가 무산되면 한미동맹의 가치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미국 내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더 확산될 것이다.

▽'일본을 아시아 최대 동맹으로'= 일본 신문들은 18일 '제 2차 아미티지 보고서'를 크게 보도해 일본 사회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보고서가 일본 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창설을 비롯해 일본 정부가 이미 착수한 계획을 포함하는 등 일본을 배려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지일파가 총동원돼 지혜를 짜낸 결과라는 것.

신문은 그러나 중국의 반응, 이라크 문제의 영향 등 장애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6일 기자회견에서 아미티지 전 장관도 △지역 각국의 내셔널리즘 △북한 핵문제 △대만해협문제 △지역 각국간 영토 문제를 구체적인 예로 꼽았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보고서가 조지 W 부시 정권이 이라크나 이란 등 중동 문제 대응에 열중하고 있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배려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미티지 전 장관이 인터뷰에서 "새로운 아시아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본이 필요하다"며 중국이나 인도의 대두, 북한의 핵 보유 등 아시아를 둘러싼 새로운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이 늘어났다고 반복해 강조했다고 전했다.

부시 정권하에서 미일동맹 강화의 '청사진'이 된 바 있는 아미티지보고서가 이번 2차 보고서에선 보다 대등한 동맹관계를 향해 일본에 착실한 전진을 요구했다며 향후 안전보장 논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도 일부 언론은 내놓았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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