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에 매달리지 않겠다"

  • 입력 2007년 1월 23일 2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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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신년연설에서 남은 임기 1년동안 "제 자신의 성공이나 평가에 급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성공한 대통령'이나 '역사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대신 "이 시대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국가적 과제를 뒤로 넘기지 않고, 국민과 다음 정부에 큰 부담과 숙제를 남기지 않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3일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 "언론의 평가는 애당초 기대한 바 없으니 어떻게 나와도 상관없으나 국민들 평가는 잘 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면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작년에 완전히 포기해버렸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요즈음은 인사가 달라졌다. '너무 실망하지 마라. 역사의 평가에는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이런 인사"라며 "지금 제가 성공한 대통령은 아니라는 뜻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기 위해 무리하게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뚜벅뚜벅 맡은 바 소임을 다 하겠다"는 뜻을 재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노 대통령의 '성공한 대통령' 또는 역사관(觀)은 멀게는 2005년 연정 제안의 취지와도 맥이 닿아 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대연정 제안이 민심을 거스른 것이란 비판이 일자 "그때그때 구현되는 민심과 역사 속에 구현되는 민심은 다르다"고 반박했고, 이후 지방선거 참패 등 정치적 시련을 맞이해서도 그런 의지를 꺾지 않은 게 사실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역사의 평가인지를 생각하기 전에, 저는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한 약속, 그리고 이 시대가 제게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시로 변화하는 민심의 흐름을 쫓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명을 다하는 것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다는 소신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노 대통령이 "처음 성공한 대통령이 되라는 인사를 받았을 때, 그저 감사하다는 대답을 했을 뿐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은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의 말년이 반드시 그 분들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고, 참여정부도 성공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들이 그럴 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저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할 방안을 마음속으로 준비해 보기도 했다. 불행하게도 불안했던 예측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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