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순 北외무상 사망… 대남업무 주도한 실세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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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ARF 때 휘청 3일 숨진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했을 때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던 모습. 그는 당시 신장병을 앓고 있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작년 ARF 때 휘청
3일 숨진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했을 때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던 모습. 그는 당시 신장병을 앓고 있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3일 사망했지만 북한의 외교노선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외교는 지병을 앓아온 백 외무상 대신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사실상 주도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5차 2단계 6자회담에서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강 제1부상의 훈령을 받아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 6자회담에서 김 부상에게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핵 동결 논의에 절대 응하지 말라’는 지시도 강 제1부상이 했다”고 밝혔다.

백 외무상은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국회의사당에서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를 예방하고 승용차를 기다리는 5분여 동안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가쁜 숨을 내쉬었을 정도로 건강이 나빴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이었던 그는 중국을 비롯한 다른 참가국 장관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기도 했다.

그는 1980∼1990년대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등으로 대남업무를 맡았다. 당시엔 ‘백남준’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백 외무상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독대를 하며 자기 의견을 편하게 얘기할 정도로 실세였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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