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靑진보파, 김정일보다 美네오콘 비난”

  • 입력 2006년 10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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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 그룹과 한국의 신자유주의 진보파 사이의 이데올로기 다툼이 냉전시대의 두 동맹국을 갈라 놓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30일자 최신호에서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對北) 제재 수위를 둘러싼 한미 간 갈등에는 이 같은 이데올로기적 차이가 그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노무현 대통령 주변에 포진한 한국의 진보적 신자유주의그룹은 북한에 대한 네오콘의 정권 교체나 핵무장 저지를 위한 극단적 방법에 반대하며 남북교류야말로 김정일 정권을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뉴스위크는 이들 진보파의 대표로 이종석 통일부 장관과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꼽고 그들의 성향을 보여 주는 사례를 각각 제시했다.

야당 의원들에게 ‘평양의 간첩’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한 이 장관은 2002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규정하는 것을 비판했고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주적 개념은 삭제됐다. 또 송 실장은 지난주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전쟁을 치른 나라이며 한국의 운명을 유엔에 맡긴다면 그것은 우리 운명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이런 진보적 세계관은 1980년대 미국이 한국의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서 형성됐다며 “오늘날 많은 사람이 북핵 위기에 대해 평양의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김정일)’보다는 워싱턴의 네오콘 세력을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서울에서 활동 중인 피터 벡 국제위기기구(ICG) 동북아사무소장은 “한국의 정치적 현실은 미국엔 전혀 다른 세상(parallel universe)”이라고 진단했다고 뉴스위크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뉴스위크는 중국이 북한에서 ‘친중(親中) 궁정 쿠데타’를 일으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축출하는 시나리오가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중국 관료나 학자들은 북한에서 중국식 정권 교체가 일어나도록 영향을 미치는 구상에 대해 콧방귀를 뀌었지만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에서 이런 대북정책 토론이 전례 없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특히 뉴스위크는 중국이 북한에 하루 1만1000배럴의 석유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 전체 에너지 공급량의 70%라는 점을 들어 “중국은 확실히 그럴 만한 수단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해 몇몇 중국 학자는 대북 송유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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