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반대하면 안돼"

  • 입력 2006년 8월 31일 2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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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31일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것"이라며 "(전시 작전권 환수는) 한나라당 정부 대통령인 노태우 대통령 정부가 세운 계획으로, 한나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KBS 특별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또 94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 그 정부가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면서 '2000년경까지 전시 작전통제권까지 환수할 것'이라는 계획을 명백하게 세웠던 것이며, (그 정부가) 한나라당 정부"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때 그 사람들이 '자주 국가, 국민적 자존심'이란 말을 썼고, 평시 작전권을 환수하면서 '제2창군'이라고 스스로 말했고, 지금 한참 반대하고 있는 일부 신문들도 그때 똑같이 '다 잘했다'고 칭송하고, 또 '앞으로 전시 작전권도 되도록 빠른 시일안에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놓고 지금 와서 왜 뒤집느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전시 작전권 환수로 인한 한미동맹 약화를 우려하는 견해들에 대해 "한미동맹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주한미군의 지원도 아무 문제 없고, 조금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전시 작전권 환수 비용 논란과 관련해 "국방비 621조원은 2020년까지 들어가는 우리 국방비 전체의 총합계이고, 국방개혁을 하지 않으면 좀 더 많이 들어간다"며 "하지만 작통권 환수와 이 비용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환수 안하더라도 국방개혁해야 하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주한미군 방위비의 공평한 분담 요구 서신에 대해 "방위비 분담문제도 작전통제권 환수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럼즈펠드 장관도 두 개를 연계해서 말한 것이 아니며, 지난 십수년동안 계속해오던 주장 그대로"라고 말했다.

다음달 14일 한미정상회담의 북핵 논의 전망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이번에 북핵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서로 이해관계가 있으니까 이견은 항상 조정하면서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 "경제가 좋아도 민생이 어려울 수 있으며 그 핵심은 비정규직 문제"라고 전제한 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법이 통과가 안 되고 있어 정부로서도 안타깝다"며 조속한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비전 2030' 보고서를 계기로 한 세금 증가 논란에 대해 "이 문제는 2011년 이후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동안에 국민들이 정치권과 함께 한번 논의를 해보고 합의를 모아가야 한다"며 "얘기도 안 해보고 그냥 바로 '세금 더 내란 말이냐' 이렇게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것 해야 되느냐, 안 해도 되느냐부터 먼저 결정하고, 안 해도 된다면 안하면 되는 것이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면 그때는 괜히 다른 소리할 것 없이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토론의 주제를 국민들에게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코드 인사' 논란에 대해 노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최종 책임을 대통령이 지는 만큼 능력없는 사람은 가까워도 쓰지 못하지만, 능력이 있으면 정치적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을 써야 한다"며 "코드 인사라는 이름이 좀 마땅치 않지만 그것은 정당정치, 책임정치의 당연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모든 조직에는 바깥 사람과 내부 승진을 적절하게 조합해서 하는 것이 인사의 가장 효율적 원칙"이라며 "외부인사와 내부인사를 서로 번갈아 가면서 필요에 따라 해야 하는데 그런 열린 인사를 갖고 낙하산 인사라고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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