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3·1절 골프’ 파문]李총리-柳회장 하루종일 동행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4분


1일 이해찬 국무총리 일행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에쿠스 승용차가 부산 김해공항 국내선 의전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공항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경호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차량 조수석에 올라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1일 이해찬 국무총리 일행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에쿠스 승용차가 부산 김해공항 국내선 의전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공항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경호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차량 조수석에 올라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골프를 치기 위해 1일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했을 때 영남제분 유원기(柳遠基) 회장이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같은 승용차로 골프장에 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진상조사단은 13일 김해공항 직원들에게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영남제분은 밀가루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던 중이어서 유 회장이 차 안에서 이 총리에게 이와 관련된 얘기를 꺼내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항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 회장은 1일 오전 7시 25분경 에쿠스 3대 등 모두 6대의 승용차를 이끌고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영남제분 유 회장인데 이 총리를 맞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탄 비행기는 오전 8시 5분 공항에 도착했다. 총리 일행은 이 총리 부부와 이기우(李基雨)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수행비서 2명, 경호원 4명 등 모두 9명.

김해공항 경찰대는 “2월 28일 총리실에서 이 총리가 온다는 연락과 함께 개인적인 일정이어서 공항 영접 외에 경호는 필요 없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총리 부인 김정옥(金貞玉) 씨가 탄 에쿠스 승용차는 경호차와 함께 먼저 출발했다. 친정으로 향하는 듯했다.

이 총리와 이 차관, 유 회장이 함께 탄 에쿠스 승용차는 아시아드컨트리클럽으로 갔다. 이 총리와 유 회장은 뒷좌석에, 이 차관은 앞좌석에 앉았다.

이들이 차로 40분 거리인 골프장으로 가는 동안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총리는 오전 9시경 골프장에 도착해 라운드를 한 뒤 오후 4시 반경 부산 동래구 복천동 W아파트 처가로 떠났다. 이 총리의 부인 김 씨는 친정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6시경부터 1시간 반 정도 처가에 머문 이 총리는 오후 8시 1분경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이때는 총리 부부가 같은 승용차를 이용했다.

유 회장이 이 총리의 처가까지 동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총리 외에 2명이 들어갔다는 아파트 경비원의 증언과 이 총리 부부가 탄 승용차와 거의 동시에 유 회장이 공항에 도착한 점으로 미뤄 유 회장이 줄곧 이 총리를 수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총리 부부는 공항 의전실 214호에서 휴식을 취했고 이 차관과 유 회장은 맞은편 의전실에서 기다렸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유 회장은 오후 8시 35분경 총리에게 인사를 하고 떠났다.

영남제분은 공교롭게도 골프 회동 다음 날인 2일 공정위로부터 가격담합 혐의로 35억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유 회장은 다른 업체의 업주와는 달리 검찰 고발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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