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선친께서 못하신일 이루시길…” 朴대표에 덕담

  • 입력 2005년 11월 14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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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대통령 예방한 박근혜대표 14일 오후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 녹차를 선물하고 있다.[연합]
김대중 전대통령 예방한 박근혜대표
14일 오후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 녹차를 선물하고 있다.[연합]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기념관’을 찾아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1시간30여 분간 정치현안을 비롯해 다양한 화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박 대표는 최근 2차례 입원했던 김 전 대통령의 안부를 물었고, 김 전 대통령은 이날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일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잘하니 못하니 해도 박정희 대통령 비롯해 역대 대통령이 열심히 해왔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67년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후 청와대로 박정희 대통령을 찾아갔던 얘기를 하면서 “그때 육영수 여사가 친동기간처럼 정이 뚝뚝 흐르게 살갑게 대해줬다”고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을 때 박 대통령에게 아무 조건 없이 서로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하자고 제의했다가 청와대와 논의 과정에서 일이 있어 못 이뤄져 아쉽다”며 “그 뒤에 박 대통령이 서거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두 분이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박 대표에게 “지역갈등 해소와 동서화합의 적임자”라며 “선친(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못 하신 지역화합을 위해 일해 달라”고 덕담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박 대표가 한 번 큰 포부를 갖고 잘 해 보시라. 한나라당이 경제와 민생에 주력한 것은 잘한 일”이라며 “박 대표가 모성애를 발휘해 열심히 국민을 감싸 안도록 하시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선거를 치를 때마다 매우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치를 할 것이며 불필요한 정쟁을 자제하고 민생을 우선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은 “국민과 주변국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정치가 노력해야 한다”며 “여야가 극단적 대립과 투쟁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풀어가고 고칠 것은 서로 고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박 대표에게 “강정구 교수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여야가 엄중히 질책할 문제였다”며 “맥아더 동상 철수 같은 것이 말이 되냐”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6자회담이 성사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6자회담을 상설화해도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여옥 대변인이 전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의 대화록.

▽김대중 전 대통령-박근혜 대표 대화록▽

김 - 박정희 대통령 생각이 난다. 67년 목포선거에서 이겨가지고 청와대 신년하례회 가서 김 전대통령 가서 박정희 대통령 반가워해서 7분동안 이야기한 추억 육여사가 친동기간처럼 정이 뚝뚝 흐르게 살갑게 대해줬던 이야기. 아무 조건없이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첨예하게 대립했던 때 제의했다. 만일 그때 박정희 대통령과 서로 흉금 털어놓고 얘기했으면 좋았을 것 청와대 과정에서 일이 있어 못 이뤄져 아쉽다. 그 뒤에 박 대통령이 서거하셨다.

박 = 그러시냐. 두분 만났다면 좋았을 것이다.

김 - 박대표는 야당대표로서 대화 많이 하도록 노력해라. 인품이나 여러가지 봐서 대화 큰 성과 있을 것이다.

박 =잘 알겠다.

김 - 남자 아닌 야당 당수가 선거때면 모조리 싹쓸이하시니 대단하다.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에게)축하한다.

박 =치열한 선거였고 국민 마음 얻는것 참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김 -보람 있었을 것이다.

지역화합 관련 대화

김 - 하루빨리 지역갈등이 없어지고 여기 저기에서 고루고루 정당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이 나왔으면 좋겠다.

박 =선거 치를 때마다 달라진 것 느낀다. 10 26 선거 예를 들며 정치가 국민들 눈밖에 나지 않도로 정말 잘해야하고 정책 잘 내놓아야 한다. 우리 국민들 당과 후보 중심으로 표로 심판한다.

김 - 잘못된 지역감정은 앞으로 사라질 것이다. 국민 얼마나 우수한가. 경상도 출신 이수인 후보를 영광 함평에서 공천해 당선시킨 일화가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35만표를 얻어 이긴 적이 있다. 지역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박 대표가 선친 이루지 못한 지역화합을 하시길 바란다. 열심히 호남도 간다는데..

박 =전남도청 최근 갔다왔고 지지받지 못한 지역 지지받기 위해 예산반영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김 - 지지율 선거결과가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박대표와 한나라당이 아주 잘하고 계시다. 최근 들어 정책적으로 극좌 극우 사라지고 중도로 모아지고 있다.

박 = 헌법에서 국가이념 지키되 유연한 실용주의 가려고 원칙을 잡고 있다. 국민의 힘이 그러므로 결합돼야 한다. 에너지가 분산되면 나라 발전이 제대로 안되는 등 문제 많으니 국민 화합이 중요하다.

김 - 국민들은 매우 성숙해 있다. 그러므로 억지 소리 한다든가 흑색선전 과격한 불법 노동운동 다 실패하고 있다. 강정구 교수 처리문제에 대해 여야 엄중히 질책할 문제였다. 맥아더 동상 철수같은 것이 말이 됩니까. 인천상륙작전 없었다면 다 공산화됐을 것. 인천상륙작전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 미국이 그 일로 섭섭해하고 두 나라 관계 나쁜 영향 미친 것이다.

박 =동맹관계에 해를 끼쳤다고 본다. 국민 편하고 잘 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김 -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유지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그 다음에 중국일본 관계 중요하다. 6자회담 통해 핵문제 해결되고 해결될 것으로 본다. 6자회담 상설화될 것으로 본다.

박 = 3월 6월 미국 중국 방문했을 때 초당외교하려고 노력했다.

김 - 야당이 초당외교 할 때 영향력 크다. 야당이 국가적차원에서 협력하면 여당이 하는 것보다도 효과 크다. 박대표는 당을 맡아 국민들에게 매우 좋은 이미지 줬다.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극단 아닌 중도 입장에서 판단해왔다. 좋은 이미지 준것 박대표 한나라당은 물론 우리 경제에 좋은 이미지 줬다. 우리 국민 믿어달라. 대단한 국민이다. 재임시 불법 과격한 노동운동 단호히 대처했다.

박 =야당이 믿을 것은 국민 밖에 없다.국민 눈높이에서 정치할 것이고 민생우선하겠다.

김 -잘하니 못하니 해도 박정희 대통령 비롯해 역대 대통령이 열심히 해왔다.

한류 관련 대화

김 - 한류는 그어떤 나라도 중국 주변국가가 중국화했지만 우리는 중국 문화도 우리 문화화한 저력 보여줬다.

박 =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고 국가경쟁력 문화에서도 나타난다.

김 -나라 흥하고 망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11번째 경제대국이다. 지금 잘하면 얼마나 큰 밝은 미래 있겠나. IT BT NT 문화로승부걸어야 한다. 국민에게 널리 알려주고 국민 이끌어야 한다. 국민 함께 이끌 것. 21세기는 한국의 시대되고 매우 재밌는 세기 될 것. 박대표가 큰 포부 갖고 한번 잘해보라.

김 - 세계인에게 삶의 희망 줘야 한다. 가난한 나라 사람,병들고 고통받은 사람도 희망 갖고 살 때 테러 등 극단적인 것 없어질 것. 더 이상 가난한 나라 아니니 주변국에게 국민들에게 희망 주도록 정치가 노력해야 한다.

박 =한국사회가 양극화돼 가고 있다. 시장경제 활발히 움직이고 성장의 열매로 약자 돕도록 힘쓰겠다.

김 - 한나라당이 경제와 민생 주력한 것 잘했다. 국민들 노심초사한 것 국민들은 잘알고 있다. 이정부 이정당 믿으면 희망 있다고 생각하면 국민들은 참을 것이다. 박 대표가 모성애 발휘해 열심히 국민들 감싸안도록 하시라.

여야 대화 문제 강조

김 - 여야가 나라 걱정해 서로 안심하게 잘 살수 있도록 분위기 잘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주 대화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 자기 당 안의 마음에 맞는 모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야간 관심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극단적인 투쟁보다는 서로 고칠 것 고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 대표가 최고의 적임자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주 뵈었으면 좋겠다.

박 =자주 찾아뵙고 말씀 많이 듣겠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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