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농협, 간부들만 살판? 억대 연봉 수백명”

  • 입력 2005년 10월 5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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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시중은행보다 자산수익율이 낮은데도 명예퇴직자들에게 1인당 1억3000여만원씩 명예퇴직금(위로금)을 지급하고, 억대 연봉자들도 수백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김우남 의원(농림해양수산위)이 5일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농협이 명예퇴직자 372명에게 지급한 명예퇴직금은 총 474억2400만원으로 1인당 무려 1억2800여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급 명예퇴직 대상자가 1억6375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4급 이상 퇴직자들은 모두 억대의 명예퇴직금을 지급받았다.

이와 별도로 1급 178명, 2급 96명, 3급 2명 등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들도 277명(회장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김 의원은 “농협의 자료에 의하면 277명이지만 명예퇴직금으로 추정해 보면 억대 연봉자는 313명에서 493명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농협은 지난 97년 이후 다른 시중은행에서는 폐지된 사원복지연금제도도 시행해 직원 1인당 매달 5만5000원에서 67만원까지 지급해왔다”며 방만한 경영을 비판했다.

비상임직인 농협회장의 급여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회장 급여는 기본급 1억9920만원, 경영수당 6840만원, 성과급 1억1200만원 등 3억7960만원이었으나 연간 적립되는 퇴직금을 포함하면 실질연봉은 4억8664만원”이라며 “그런데도 농협은 회장의 비상임직 전환을 앞두고 보수규정을 개정해 지난해보다 2000만원 이상 연봉을 늘렸다”고 밝혔다.

반면 농협의 자산수익률은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해 100만원으로 6900원의 이익을 남겼지만 시중은행은 8900원, 국내은행은 8500원의 이익을 남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지난해 농가당 소득은 2900여만원, 부채는 2689만원에 달했다”며 “농가는 어려운데 농협은 수백명에게 억대 연봉을 주고, 퇴직자들에게는 억대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는 등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협 정대근 회장은 “회장의 연봉이 높다고 하지만 시중은행장에 비하면 10%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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