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클리 스탠더드’에 반론문 게재 요구

  • 입력 2004년 12월 2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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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미국기업연구소(AEI)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선임연구원의 ‘위클리 스탠더드’ 기고문(본보 11월 24일자 A13면 보도)에 대해 정부가 반론문 게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1일 주미 한국대사관 오수동 홍보공사 명의로 에버슈타트 연구원이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내정간섭을 촉구하고 북한에 대해 무책임한 군사적 조치를 주장했다는 내용의 반론문을 실어줄 것을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장에게 요구했다.

에버슈타트 연구원은 11월 29일자 위클리 스탠더드에 실린 ‘독재정권을 무너뜨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다양한 권고를 했다.

정부는 반론문에서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보다 대결적이어야 한다’는 에버슈타트 연구원의 주장에 대해 “북한은 50년 동안 외부 압력에 굴복한 적이 없으며 대북 압박 전술은 오히려 북한 체제를 강화해 왔다”고 반박했다.

반론문은 이어 “한국의 사려 깊은 외교를 유화책으로 혼동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한국의 경험을 무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에버슈타트 연구원은 문제의 기고문에서 참여정부의 핵심그룹을 ‘화해할 수 없을 정도로 반미적이고, 북한에 유화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론문은 또 “북한 위협 감소를 위해 비외교적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군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 권고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물론 미국의 동맹국과 다른 국가들에 미칠 결과를 무시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에버슈타트 연구원은 “부시 2기 행정부는 한국 언론이 ‘탈레반’으로 묘사하는 친북 정권 대신 한국 국민을 상대로 직접 대화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정치세력과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에버슈타트 연구원은 지난달 미 대선 직후 인터뷰에서도 “청와대에서 누가 부시 대통령의 낙선을 기대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盧정부 워싱턴 저격수’ 에버슈타트는 누구▼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연구원(사진)은 네오콘(신보수주의)의 산실로 알려진 AEI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 한반도 군사 및 정치 문제를 밀착 연구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동유럽 국가의 경제 및 원조 문제에 대한 연구도 맡고 있다. 언론 기고와 세미나 참여를 활발히 하고 있다. 네오콘을 대변하는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의 윌리엄 크리스톨 편집장, 딕 체니 부통령 등 네오콘 핵심 인사들과 가깝다. 하버드대 학부와 케네디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뒤 영국의 런던 정경대(LSE)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하버드대에서 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인구 및 개발 연구센터 방문연구원과 세계은행, 국무부, 국제개발처(AID) 등의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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