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분리실험 파장]美 “우려할 것 없어” - 日 “유감스러운 일”

  • 입력 2004년 9월 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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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우라늄 분리실험 발표에 대해 미국과 일본 정부는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 정부는 “우려할 것 없다”며 긍정적으로 수용한 반면, 일본은 주요부처 장관들이 한마디씩 거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대승적인 미국=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2일 한국의 우라늄 분리실험에 대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일단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자진 신고했고 분리실험의 폐기와 재발 방지를 입증하기 위해 IAEA 조사에 전면적이고 능동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한국이 안전조치 추가의정서에 따라 신고하고 IAEA 조사에 협력하고 있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문제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의 투명성과 협력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를 준수하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IAEA가 조사 후 IAEA 이사회에 보고하면 미국과 다른 이사국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이나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의 차이에 관해 “한국의 실험은 훨씬 작다”고 강조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특히 한국이 IAEA에 신고하기에 앞서 일련의 과정을 미국에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일이 (북핵 6자회담에) 어떤 영향도 미칠 것으로 보지 않으며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의심하는 일본=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일본 관방장관은 3일 “IAEA 틀 속에서 관리돼야 할 것이 누락된 게 사실”이라며 “이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일이 북핵 6자회담에서 아마도 논의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6자회담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은 “한국 정부가 IAEA와 협의해 적절히 대처하기를 희망한다”면서 “북한에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데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은 “IAEA와 NPT 시스템이 건전하게 기능하고 있다”면서 “북한도 NPT 체제로 복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우라늄 분리실험과 관련해 한국측에 항의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외무성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주한 일본대사에게 미리 간단히 설명했다”면서 “소량의 농축인 만큼 한국 정부의 발표를 믿고, 기본적으로 NPT 체제를 뒤흔드는 사례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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