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사는 ‘낙하산’ 자리?…靑-與 인사 잇단 선임

최근 산업자원부 산하 공기업 감사에 해당분야의 전문성이 모자라는 청와대나 여권 관계자들이 잇달아 선임되고 있다.

이처럼 공기업 감사직이 ‘정권의 전리품’ 성격을 띠면서 현 정권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2일 양민호(梁珉滸·48) 전 대통령국민참여수석실 민원제안비서관을 감사로 선임했다.

양 신임 감사는 새정치국민회의 수석전문위원과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낸 뒤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대통령국민참여수석실에서 근무했다.

이에 앞서 한국가스공사도 지난달 22일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출신인 조광한(趙光漢)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을 감사로 선임했다.

조 신임 감사의 경우 가스공사 노동조합이 그가 가스 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며 반발해 당초 일정보다 취임이 3개월가량 늦어지는 등 진통을 겪었다.

또 올해 1월에는 이동섭(李東燮) 전 노무현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부위원장이 대한석탄공사 감사에 선임됐고 작년 10월에는 이태헌(李泰憲) 전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 감사에 취임했다.

이 밖에 신종관(辛宗官) 노 후보 부산선대위 공동본부장은 작년 6월 한국수출보험공사 감사로 자리를 옮겼으며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중부발전도 올해 3월 여권 출신 인사를 감사로 선임했다.

공기업 감사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견제하는 내부 감시자 역할을 하지만 직무 책임은 거의 없어 낙하산 인사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경희대 안재욱(安在旭·경제학) 교수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는 공기업의 효율을 떨어뜨린다”며 “낙하산 인사가 없어지지 않는 것은 자신의 권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측근을 요직에 보내려는 권력자의 의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광업진흥공사 감사의 연간 급여는 사장과 비슷한 6500만원 안팎(판공비 제외)이며 경영 성과에 따라 별도의 상여금을 받는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