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국민투표공약 동영상 지워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수도이전 국민투표 공약’ 연설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던 ‘짱노닷컴’(www.zzangno.com)이 KBS측의 요구로 이를 삭제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 동영상은 2002년 16대 대선 직전 KBS1 TV를 통해 방송된 노무현 당시 후보의 발언을 편집한 것. 1분여 길이로 “당선 후 1년 이내에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서 국민투표로 최종 결정하겠습니다”라는 발언이 담겨 있다.

짱노닷컴측은 “19일 KBS로부터 ‘동영상 무단사용과 관련해 즉각 중지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며 “이날 오후 3시25분부터 동영상 서비스 및 배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KBS의 콘텐츠 활용을 담당하는 은문기(殷文基) 글로벌센터 주간은 “KBS가 저작권을 갖고 있는 동영상을 허락 없이 사용한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이 동영상의 경우는 (저작권법에서 보호되는) ‘보도를 위한 인용’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짱노닷컴은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된 동영상에 대해 공영방송이 저작권법을 적용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최근 수도 이전과 관련해 노 대통령의 국민투표 발언 번복 논란을 일으켰다.

동영상 삭제 후 짱노닷컴 게시판에는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KBS가 저작권을 주장하는데 저작권자는 결국 국민 아닌가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